▲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20일 서울 종로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네 이웃을 사랑하라 했는데…”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한 개신교인의 사찰 훼손을 대신 사과했다가 파면당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교육부에 교원소청심사를 낼 계획이다.

서울기독대 손원영(52) 교수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기독대(총장 이강평) 이사회가 내린 파면 결정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손원영 교수는 개운사를 도우려고 모금한 행동에 대해 “학교 당국이 상식에 어긋나는 우상숭배를 운운했다”며 “파면한 행위는 학문의 전당이자 양심의 보고인 대학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변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상 숭배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면시키라고 고발한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일부 임원들이나 또 이를 실행한 서울기독대 총장이나 몇몇 이사는 사회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의심받을 정도로 인격적인 문제가 있다”며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고 ‘신앙조사요구’를 공식적으로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1월 개신교 신자인 한 60대 남성이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절은 미신이고 불상은 우상”이라며 불당을 훼손했다. 이 사건으로 개운사는 1억여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발언하는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이 소식을 접한 손 교수는 페이스북에 개운사 주지 스님과 불자들에게 대신 용서를 구하는 글을 올리고,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는 지인들과 모금운동을 통해 모은 모금액 260여만원을 개운사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개신교와 불교 간 상호 이해와 종교 평화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고사했다. 이에 손 교수는 종교 평화를 위한 토론 모임인 ‘레페스(REPES: Religion and Peace Studies)포럼’에 모금액을 전액 기부했고, 지난달 11~12일 제1회 레페스 심포지엄이 열렸다.

서울기독대 측은 손원영 교수의 이 같은 행위 등이 대학의 설립이념과 맞지 않는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손 교수는 지난 17일 학교 측 이사회로부터 파면당했다.

손 교수는 ‘네 이웃을 사랑하고…’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우리 사회에 ‘종교평화’가 중요하다. 개신교는 테러나 폭력의 종교가 아닌 사랑과 평화의 종교”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면 조치는)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과 종교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반헌법적 사건”이라며 “파면으로 인해 인터넷상에서는 한국의 개신교가 몰상식한 ‘개독교’라는 심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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