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자 절반 이상이 보행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차량 신호등 빨간 불’ 시간을 늘리고 ‘횡단보도 녹색 불’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서울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4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일평균 1명 이하(0.94명)로 감소했다. 그러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절반을 넘는 199명(전체 345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보행자 사망자 수는 2014년 220명·2015년 213명에서 작년 199명으로 최근 3년간 감소했으나 전체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은 2014년 55.1%·2015년 57.3%·2016년 57.7%로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서울 인구는 감소 추세인데 자동차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보행자 사망 비율이 증가하는 하나의 원인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이에 경찰은 교통신호 운영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차량 ‘빨간 불’ 시간을 1∼3초 늘린다. 주행하던 차량이 미처 멈추지 못해서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차로나 횡단보도를 비울 여유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예컨대 횡단보도가 있는 양방향 차도의 경우 차량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 후 곧바로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몇 초간 둘 다 적색인 상태로 유지된 후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켜지게 된다.
또 차량 교차로(사거리)의 경우 먼저 주행하던 방향에서 차량 정지신호(황색 불)가 들어온 다음 빨간 불로 바뀌면서 다른 방향에 곧바로 녹색 불이 켜지는 게 아니라, 몇 초 동안 사거리 전체에 빨간 불이 유지된 다음에 녹색 불이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