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한규 창직교육센터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임한규 창직교육센터 대표

학벌·스펙이 필요 없는 창직… 청년 취업난 해법으로 떠올라
자신의 적성·특기 접목하면 저자·강사 등 여러 직종 진출
새로운 콘테츠로 시장 형성… 미래 직업으로 무한 가능성

[천지일보=임태경 기자] “취업을 위해 남들과 같이 영어 공부하고 자격증 늘리는 데 혈안이 돼 있었죠.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취업에 실패했고, 그동안 쌓은 스펙이 소용없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취업은 힘들고 창업은 자금이 필요하기에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직이 주목받고 있다.

임한규 창직교육센터 대표는 국내 1호 공부환경조성전문가, 창직진로지도사 등 기존에 없던 직업을 새롭게 만든 창직 전문가이다.

창직이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직업이나 직종을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기존의 직업을 재설계하는 활동을 말한다.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접목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청년 취업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 대표가 창직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그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2년 11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임 대표는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자신 있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얼마 안 가 높은 취업의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그가 들어갈 수 있는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랜 군 생활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이력서에 쓸 게 없다고 느낀 그는 ‘스펙 쌓기’에 몰입했다. 토익을 준비하고 자격증을 획득하면서 취업의 문을 다시 두들겼다. 그러나 바늘구멍만큼 좁아진 취업의 문은 그에게 열리지 않았다. 취업 제안도 들어왔지만, 군인 출신이라 그런지 대부분 경비·보안직이었고 급여도 기대 이하였다.

“더 좋은 스펙을 쌓고 시간을 투자한다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결론은 ‘아니다’였어요. 불러주는 곳이 없다면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하게 됐어요”

취업 시장에서 늦은 나이 32. 현실을 인정한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과 함께 좋아하는 분야의 키워드를 하나둘 모아 콘텐츠로 엮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공부 환경을 바꿔주면 성적도 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이 분야를 파고들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생각은 마음을 움직였고 행동으로 실천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인테리어 공부에 관련 서적까지 찾아가며 전문 지식을 쌓은 그는 그렇게 우리나라 1호 공부환경조성 전문가가 됐다.

새로운 직종이라 홍보는 쉽지 않았다. 여러 어려움 끝에 아이들 공부에 민감한 학부모들로부터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입소문을 타고 금방 퍼졌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희소성 때문인지 언론에도 소개되고 본업을 넘어 강의와 저서활동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대기업인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아파트에 공부방 조성을 제안해 임 대표가 직접 디자인 작업을 맡기도 했다.

“남들이 보기에 좋은 학벌도 아니고 스펙도 없었지만, 일감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가능성을 봤습니다. 시장 요구에 맞게 새롭게 직업을 만들면 학벌도 스펙도 필요 없어요.”

임 대표는 창직활동으로 직업을 가지는 것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저자, 강사 등 다양한 형태의 근로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창직은 직업을 만들어서 스스로 취업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새로운 콘텐츠로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에 미래 직업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창직에 대한 비전을 본 그는 창직교육도 언젠가는 활성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래 창직가의 길을 터주기로 마음먹었다. 학생들이 창직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가르쳤고, 더 많은 사람이 창직에 도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을 시작한 것.

그는 2014년 서울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창직 강연대첩에서 우수 창직자로 선정돼 1년간 창직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리고 그해 7월 창직교육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창직교육센터의 프로그램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2015년 청소년 생각배움 사업에 선정됐고, 서울시내 학교를 대상으로 창직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창직교육센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게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창의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창직여행 보드게임, 창직카드, 직무카드, 창직진로설계 패기지 등의 교재도구를 활용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로탐색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준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하고 트랜드에 맞게 자신의 미래 직업을 창조하는 능력을 터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창직교육센터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맞춰 아이들의 창직 역량을 키워주는 창직진로지도사도 양성하고 있다.

창직교육센터의 프로그램은 학교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늘어났고 불과 1년 만에 24개의 지역센터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창직교육센터를 통해 양성된 창직진로지도사는 450여명에 달하고, 가르친 학생 수만 해도 2만 5000여명에 이른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어 청년으로 성장했을 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창조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창직교육은 나이가 어린 청소년일수록 빨리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는 수많은 스펙으로 무장한 채 취업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 말한다.

“자기 주도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직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취업에 급급하기보다 생각을 전환해 여러 경험을 쌓고 새로운 직무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게 나의 직업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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