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인근 소성리에서 9일 오후 주민이 ‘사드 배치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성주=송성자 기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예정지역인 경북 성주군 롯데골프장 인근 소성리 마을엔 곳곳에 프래카드가 펄럭이고 있었다. ‘평화 위협하는 사드는 가라’ ‘생존권 위협하는 사드 배치 철회하라’ ‘여기도 사람 있다. 사람이 살고 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에는 소성리 주민의 강한 반발심이 담겨 있었다.

이곳 주민은 법 절차를 무시한 ‘알 박기’ 사드는 무효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모(80, 소성리)씨는 10일 “옛날에는 소성리가 피난길이었다. 평생을 살아온 조용한 동네에 사드가 배치되면 소음도 심해지고 좋은 공기도 오염돼 생활이 힘들 것”이라며 “더욱이 자유롭게 다니는 길을 못 다니게 막아서 더 힘들다. 서울 사드 배치 반대집회에도 몇 번 다녀왔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와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사드 장비 반입 저지를 위해 소성리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귀농한 지 1년 된 정채운(49, 김천 월명리)씨는 “도시에 있다가 조용한 시골에서 농사짓고 살려고 귀농했는데, 사드 배치가 된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국방부 대표가 와서 동·이장과의 대화를 통해 주민이 불안해하는 것을 해소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힘없는 주민은 ‘바위에 계란 치는’ 꼴이지만, 끝까지 집회를 하면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명구(73, 김천 월명리)씨 역시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김천으로 해서 날아갈 것인데, 우리 동네는 골프장과 1.1km 떨어져 있다”면서 “아무런 조치 없이 나라의 결정에 따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생명은 누구나 다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이를 알고 잘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골프장 일대에는 철조망과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다. 골프장 입구에선 경찰·군 병력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이다. 기자와 만난 군 관계자는 “국방부와 롯데가 땅을 교환하는 날부터 골프장은 국방부 소유이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에는 경찰 병력이, 내부에는 군 병력이 경계를 선다”면서 “군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사드 장비 배치 등은 언제 될지 모른다며 모든 것이 보안사항이라서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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