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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현옥 시인 “일본, 위안부 할머니 피·눈물 그대로 돌려 받을 것”
이미애 기자  |  lme381@newscj.co.kr
2017.03.17 19: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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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의 저자 조현옥 시인이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블랙리스트 시인 ‘일본군 위안부 눈물’ 출간
진실 밝혀 일본의 국가적 사죄·보상 요구 계획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인간 존엄 말하고 싶어”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지금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 1992년에 시작된 수요시위가 2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그 진실이 밝혀지고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고 국가적 보상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촉구합니다.”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의 저자 조현옥 시인은 “일본은 조선 소녀들에게 저지른 악행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소녀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그대로 돌려 받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어 조 시인은 “일본은 자신의 나라가 짐승에게도 저지를 수 없는 비인간적 만행을 저지른 사실을 사죄해야만 국격이 갖춰질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 2014년 6월 세월호 시국 선언 문학인 754명에 동참해 이른바 ‘블랙리스트’ 시인이 된 조현옥(52) 시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연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을 출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시작에 전념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의 저자 조현옥 시인을 13일 광주시청 시민숲 광장에서 만나 이번 시집을 출간한 사연과 함께 책 소개를 들었다.

조현옥 시인은 1965년 충북 옥천 소정리에서 태어나 1988년부터 광주에서 살고 있다. 1992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해 시집으로 ‘무등산 가는 길’ ‘그대를 위한 촛불이 되어’ ‘4월의 비가’를 출간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이라는 시집을 통해 “일본에게 사죄하라는 무언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일부 할머니의 이름과 증언을 쓴 이유는 39명의 생존자가 돌아가시기 전, 일본으로부터 반드시 사죄를 받아내야겠다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영혼의 메아리’”라고 시집출간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조현옥 시인이 써 내려간 시집 첫머리에는 일본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또박또박 기록돼 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려 인간의 존엄과 평화에 경종을 울리는 영혼의 메아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 “일본이 다시는 반인륜적인 죄악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생존자의 증언을 들으면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정”이라고 분노했다. 조 시인은 실제로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위안부 할머니의 직접증언을 듣는 등 자료 수집에 긴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왜 하필 그런 시집을 내려고 하냐고 걱정도 했다”며 “그러나 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시대를 대변하고 할머니들의 울분과 씻을 수 없는 ‘한(恨)’을 글을 통해 대변하고 공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된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에는 열여섯 살 때 바닷가에서 조개를 잡다가 영문도 모른 채 일본 나고야로 끌려가 고초를 당한 박숙이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조 시인은 “과거는 수정될 수도 없고 없었던 것을 만들 수도 없다”며 “그런데 그러한 일은 없었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사죄는커녕 한국의 소녀상까지 철거하라는 요구를 하는 일본을 보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과거의 죄악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이제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아베 정권이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조 시인은 블랙리스트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정부로부터 특별한 관심 대상이었다고 한다. 2004년 시 ‘이라크 파병을 결사반대 한다’ 외 25편을 공안문제연구소가 문화 예술계의 인사로 감정을 의뢰해 전남청 보안과에서 수사를 받는 등 그는 “시인으로서 절필의 위기에도 펜을 놓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2005년 8월 법원으로부터 창작시와 관련, 국보법 위반 출두 요구서를 받고 전남청 보안 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2011년 5월 17일 광주 민주화운동 31주년에 망월동 신묘역에 걸린 시 ‘휴전선 미국이 시킨 짓’이라는 작품을 작가와 협의도 없이 경찰에 의해 강제로 내려진 일도 있었다.

시집 출판 이후 여러 방송과 라디오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그런 시집을 왜 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조현옥 시인은 “일본이 없었던 역사로 자꾸 거짓을 주장하는데 더는 세상의 이목이나 눈치를 보면서 침묵하고 있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난 12일 전남 담양에 살고 있는 곽예남 할머니(94)를 찾아 책을 전달하고 시 낭송도 해드리고 아리랑도 함께 불렀다”며 “이번에 출간된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이라는 시집을 통해 일본이 대한의 딸들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했는지 그 실상을 알리고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집 12쪽에 ‘나비의 거처’ 의 소재가 된 사연을 처음으로 밝힌다며 “지금까지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내 인생에서 늘 함께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중학교 때 청소년 잡지에서 ‘나는 일본군 위안부라 불린다’라는 글을 읽고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문학적 감성이 남달랐던 그는 어느 날 이상한 체험을 했다.

책속에 단정한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흰 나비의 형상으로 가녀린 날개를 파득거리며 죽어 있었다. 그는 너무 놀라 책을 거꾸로 들고 마구 흔들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러한 모습을 발견한 아버지가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어린 너의 눈에 그렇게 보였을까”라며 함께 슬퍼했다. 이후에도 산길과 들판을 걸어 학교에 갈 때마다 흰나비가 따라다녔다. 친구들은 “나비가 현옥이만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당시 어른들이 나비와 새는 ‘혼’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의 혼이 자신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며 “이번만큼은 감옥에 갈 각오로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을 출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조 시인은 “일본군에 의해 강제적 성노예로 무참히 사라져 간 일본군 위안부, 그 이름 없는 영혼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고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이 시집을 바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중 비록 육체는 흙이 됐지만 ‘혼’이라도 조국의 고향에 오고 싶었던 어린 소녀들은 아직도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눈물’ 시집을 손에 쥔 조현옥 시인은 인터뷰 말미에 “역사는 여전히 연재 진행형이다. 이제는 인류 공통의 벽을 넘어 국경과 사상을 넘어서 다 같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위안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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