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원희룡, `세종시 입장' 수차례 번복"
원희룡 "오시장, 일방통행 `불통시장' 아니냐"
나경원 "오시장, 경제마인드없어 돈쓰고 실패"

(서울=연합뉴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오세훈 현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 등 4명의 주자들이 16일 밤 SBS 목동사옥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천안함 정국'으로 경선(29일)을 불과 13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후보들의 각오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들은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뜻에서 모두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토론 분위기는 첫번째 공통질문인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4명의 주자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설명하면서 서서히 달아올랐다.

원희룡 의원은 `민생 시장'을, 나경원 의원은 `최초 여성시장'을, 오세훈 시장은 `검증된 시장'을, 김충환 의원은 `행정가 시장'을 각각 내걸었다.

이어 상호토론에서는 초반부터 후보간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졌다. 예상대로 현직인 오세훈 시장에게 도전자들의 공세가 집중됐다. 원희룡-나경원 의원이 연합전선을 펼치면서 오 시장을 집중 공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

첫 주자인 나 의원은 오 시장를 향해 "오 시장의 주택정책 문제점은 재정적자를 가중한다는 점이다. 시프트(장기전세주택)에 4조2천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빚"이라고 공격했다.

원 의원도 "이명박 전 시장이 추진한 뉴타운 정책이 오 시장 때 지지부진하고 추가지정도 안되고 있다. 추가지정을 공약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재판을 받고 곤욕도 치렀다"고 가세했다.

이에 오 시장은 "빚이라고 하는데 전체 빚은 3천억원에 불과하고 전부 자산으로 남는다"고 반박한 뒤 "전 시장 때 뉴타운이 35곳이나 동시에 진행돼 저소득층이 갈 집의 전셋값이 높아져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속도조절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원 의원의 주택공약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원 의원은 10년의 국회의원 기간에 복지 관련 상임위는 안했는데, 선거 때 되니까 복지 관련 언급을 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자 원 의원은 "제 의정활동을 샅샅이 봤다니 감사하다. 오 후보는 살아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빈민 현장에서 청춘을 바친 사람"라고 맞받아쳤다.

한 사람이 다른 후보자를 지정하는 `맞짱토론'에서도 날선 공방전은 그대로 이어졌다.

먼저 오 시장은 서울시정에 대한 `관록'을 강조하려는 듯 나 의원을 불러세운 뒤 "분양가 인하에 대해 어떤 세제혜택을 얼마나 주는 것이냐", "공공신탁에 대해 설명해달라"며 전문성을 차별화했다.

원 의원에게는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세종시에 대한 입장이 친노(친노무현)에서 친박(친박근혜)으로 그리고 다시 친이(친이명박)로 바뀌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의원도 지지 않았다. 오 시장에게 "(관광객 유치를 위해) 7억원을 들인 중화요리집에 80% 이상이 중국인이 아니고 내국인"이라고 지적해 "시행착오도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원 의원은 또 `해치 사업'과 관련, "획일적으로 디자인한 황토핵 해치택시 외에는 허가를 안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27억원을 투입해 일방통행 불통시장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질의 시간이 초과하자 사회자가 원 의원에게 "협조해달라. 규칙을 지켜달라"고 제지하는 모양을 연출했다.

나 의원도 오 시장을 향해 "이명박 전 시장은 경제 마인드가 있어 성공했는데, 오 시장은 그게 부족해 돈을 많이 쓰는데 실패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가 돈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 사업이 필요없다는 게 아니라 들어간 만큰 성과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김충환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숭례문이 불탈 때 어디에 있었나. 이에 대한 책임을 시장도 느꼈나"라고 몰아세웠고, 원 의원의 무상급식 주장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적인 제도 아니냐"고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 알리기에 주력했다.

한편 `뜨거운 공방' 이후 진행된 `칭찬 릴레이'에서 오 시장이 "나경원 후보는 한나라당의 보배다. 언젠가 때가되면 여성 시장을 하기 바란다"고 언급하자, 바통을 이어 받은 나 의원은 "지금이 때가 아닌가 한다"며 `뼈있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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