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서울 은평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2017년 한국환경전문기자협회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외부전문가·소비자단체 협업 강화
환경마크 심사원 전문성 제도 보완
“청이득심의 자세로 노력하겠다”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환경기술로 우리가 가진 문제와 생활 속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합니다. 미래 대비도 중요하지만, 우리 현실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 개발은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기술 개발인 것이냐는 겁니다.”

지난 11일 본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남광희 원장을 만났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기술원)은 환경기술개발, 녹색제품 구매 지원과 환경산업 육성을 주력으로 하는 환경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다. 남 원장은 지난 2월 제4대 환경산업기술원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해외출장과 현장 점검 등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많은 환경 기업이 해외로 나가 수출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우리에게 환경산업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 원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기술원의 주요 현안은 어떤 것이 있나.

먼저, 인천 환경산업연구단지가 있다. 환경산업연구단지는 환경 기업들이 연구 개발부터 실증실험, 시제품 제작, 해외진출 등 사업화 전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의 환경 분야 실증실험 기반의 전문 연구단지로 많은 환경기업이 환경산업연구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치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이 환경산업 발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

또 국민의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환경부와 협조해 각종 안전체계 구축과 운영에 힘쓰고 생활화학제품의 안전관리에 주력할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특별법이 오는 8월에 시행됨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적극 지원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 기술원의 해외사업 발굴, 수주지원 사업 개요는.

기술원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 해외사업 발굴과 기업 수주 지원을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단계별로 제공한다. 1단계는 해외 환경시장 정보 제공, 수출상담 지원이다. 현지 입찰이나 구매자의 정보 등을 수록한 ‘글로벌 환경정보망’을 운영하고 환경시장 조사자료 등을 제공한다. 2단계는 환경협력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것으로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신규프로젝트 발굴을 위해 ‘환경개선 종합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또 해외 발주처를 국내로 초청하는 ‘글로벌 그린비즈니스파트너쉽’을 매년 개최한다. 3단계는 환경협력 네트워크 구축 단계에서 중국, 베트남, 알제리,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5개 국가에 해외환경산업협력센터를 운영하고, 민관 합동 환경시장 개척단을 파견한다. 마지막 프로젝트 수주 지원 단계에서는 유망 환경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고 환경기술 국제공동 현지화 사업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해외 지원 사업의 경우 기술원에서 투자한 것에 비해 성과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세계 경제는 유가 하락,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 심화로 글로벌 인프라(세계적 공공 기반 시설)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환경산업 또한 이러한 대외 여건으로 인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 산업 수출 실적의 구체적인 수치를 분석해 보면 기술원의 해외지원 사업은 매년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약 109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약 1조 6200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해 전년 대비 112%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는 기술원이 수요자 중심의 발주처 초청 확대를 위해 수시로 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 청취, 신규 프로젝트 발굴 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창출된 것이다.

- 환경인증제도의 경우 일부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인증 관련 전문가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친환경 제설제 논란 이후, 조달품질원과 품질점검을 합동으로 진행하고 시험결과 공유 등 사후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 3월 조달품질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 8개 제품군 80여개 제품에 대해 합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품질점검에 미달된 제품에 대해서는 인증취소 등 즉각적인 후속 조치를 하고 외부전문가와 소비자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환경마크 심사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기적인 보수 교육을 해 분야별 전문 심사원 세분화를 통해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또한 환경정책, 시험검증 분야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외부 교육을 확대하고, 제품 정보 등 심사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한 내부 교육 강화, 인증 심사원에 대한 현장심사 모니터링 시행 등을 통해 심사원의 전문성과 고객만족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 환경인증제도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환경, 인체에 안정성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 연구개발(R&D) 사업의 경우 일부에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R&D사업을 받아서 기업을 운영한다는 등 R&D 자금 활용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술원은 연구능력 없이 R&D 연구비로 생존하는 생계형 기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사전검토를 통해 엄격하게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사업 참여 성과를 분석해 투자 대비 성과가 낮은 기업에 대해 신규과제 참여 시 불이익 조치를 하고 있다. 기술원은 연구비 유용·횡령 등을 최소화하고 연구기관 부실징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연구비 관리 시스템 ‘Cleco-CMS(클리코 씨엠에스)’를 지난해 구축했다. 기술원이 소관하는 R&D 전 과제에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으며 연구비 집행 시 연구기관의 연구비계좌를 거처 거래처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국세청 시스템과 전자세금계산서 모듈을 연계해 위·변조 등도 방지하고 있다. 또 금융사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도·폐업 징후를 사전 파악하는 등 연구비 횡령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도 도입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卽不痛)’ 즉 ‘통하면 아프지 않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뿐만 아니라 마음, 사회 그리고 조직에서도 이 원리는 유효하다고 본다. 또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청이득심(聽以得心)’ 즉 듣는 것은 마음을 얻는 길이라고 한다. 외부 고객들과 다양한 소통 통로를 만들고, 내부 직원과의 소통에도 먼저 다가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술원이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환경복지 실현의 중심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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