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배우인 수지(왼쪽)와 아이유. ⓒ천지일보(뉴스천지)

데뷔 여부조차 불확실한 연습생
불안한 마음 일기에 토로·붙잡아
아이유 등 일기 내용 자작곡으로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무 소리도 없는 방 그 안에 난 외톨이 /어딘가 불안해 TV 소리를 키워봐도 /저 사람들은 왜 웃고 있는 거야 /아주 깜깜한 비나 내렸음 좋겠네.”

가수 아이유가 중학교 연습생 시절 일기 장에 썼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자작곡 ‘싫은날’의 한 부분이다.

성공한 아이돌 스타는 ‘신흥 귀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부와 유명세를 쌓게 된다. 그러나 아이돌의 세계에서는 ‘데뷔’의 여부가 중요한 법. 언제, 어떻게 데뷔할 줄 모른 채 연습생 시간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오직 ‘노래’ 혹은 ‘춤’을 선보이고자 하는 오기로 연습생 생활을 버텨낸 아이돌들도 의지를 다잡는 데 일기를 활용했다.

“이런 말도 안돼, 평가 하루 전인데 박자 가 조금씩 빨라지고 난리가 났다. 걱정이 크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복잡해지고 결론이 날 일도 아니니까 맘 편히 먹자 아자아자!”

▲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 프로그램에서 걸그룹 구구단의 세정이 공개한 연습생 시절의 일기 (출처: JTBC 방송 캡처)

인기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인 세정이 JTBC 예능 프로그램 ‘헌집줄게 새집다오’에서 공개한 연습생 시절 일기장이다. 하루 14시간을 연습에만 보낸다는 세정의 일기장에는 불안한 마음과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한편 ‘된다는 믿음으로 버텼다’는 말처럼 씩씩하고도 굳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가수와 배우로 종횡무진 활동 중인 수지는 연습생 시절 일기장에 ‘연습실 오래 남아있기’ ‘제일 먼저 연습실 가기’ 등 자신을 채찍질하는 내용을 쓰며 끊임 없이 긴장하고 노력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누가 (나보다) 먼저 연습실에 있어서 정말 짜증이 났다’는 승부욕 가득한 내용도 적었다고.

최근 새 앨범을 내고 각종 음원 차트에 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유 역시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부터 일기를 썼다고 뒤돌아봤다.

아이유는 지난해 말 자신의 콘서트에서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한 연습생 생활과 일기에 대해 털어놓았다. 아이유는 “요즘도 일기를 쓰고 있는데 왜냐하면 그때는 내가 하루하루에 정말 자신이 없었다”며 “내가 잘 살고 있나, 어느 지점쯤 가고 있나 이런 것들이 불안하고 허투루 살고 있는 것 같고 돌아갈 곳도 없는 것 같고 해서 한 줄이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연습생 시절의 내용을 담은 자작곡 ‘싫은날’에 대해서는 “중학교 연습생 시절 쓴 가사다. 숙소 생활을 하면서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추운 것 같고, 집에 가고 싶은 외로움을 일기장에 썼다가 노래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피에스타 린지의 역시 일기장의 내용으로 자작곡을 만들어 앨범에 수록하기도 했다. 가수이자 이효리의 ‘텐미닛’ ‘겟챠’ 등 히트곡을 작사한 메이비 역시 연습생 때 썼던 일기장을 소속사 사람들이 보고 작사를 권유했다며 작사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소위 ‘짠내’가 나는 연습생의 일기장을 데뷔 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 앞서 라디오 진행을 맡은 보이그룹 빅스의 엔은 “데뷔 3주년에 연습생 때 쓴 일기장을 봤다. 나에게 쓴 편지도 읽어 봤다”며 “`라디오 DJ가 된 학연(엔의 본명)아’라면서 쓴 게 있었다. 꿈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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