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동기 ‘채무 문제’ 진술
총기 취득 경위 등 수사 중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경북 경산 농협 총기강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들을 발견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김모(43)씨가 범행에 사용했던 권총(45 구경) 1정과 실탄 11발, 도피수단으로 이용했던 자전거 등을 발견했다.

범행에 사용한 권총은 주거지에서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 안에서 실탄 11발과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실탄 18발을 감췄다는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7발을 계속 찾고 있다. 앞서 경찰은 사제권총인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탄을 여러 발 넣을 수 있는 탄알집이 함께 발견돼 실제권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발견한 권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고 자세한 취득 경위를 수사 중이다.

도피수단으로 사용했던 자전거는 김씨 집 근처 창고에서 발견됐다. 범행 당시 입은 옷은 모두 불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농협에서 빼앗은 현금 1563만원 중 1190만원을 압수하고 나머지 돈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범행 장소에서 약 6㎞ 떨어진 경북 경산시 남산면 일대에서 대추와 복숭아, 감 농사를 지으며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경산경찰서에 압송된 김씨는 범행 의도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씨는 조사에서 “빚이 많아 범행을 저질렀다.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에 경산시 남산면에 있는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방한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권총을 들고 침입해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농협 안에는 남자 직원 1명과 여자 직원 2명만 있었다. 그는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하다가 권총 1발을 발사했다. 사람 쪽으로 쏘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가는 화물차를 발견해 추적한 끝에 22일 오후 충북 단양 모 리조트 주차장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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