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여의도순복음 송파교회 대책위원회가 후임목사 청빙 과정에서 법적 근거 없이 담임 후보자에 대한 인준절차를 무산시킨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 총회를 비판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기하성 총회본부가 위치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총회장 이영훈 목사를 향해 송파교회 담임목사 인준절차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송파교회대책위, 담임목사 선정과정 개입한 기하성 총회 규탄집회
“로열패밀리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기하성, 대화로 해결할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총회가 조용기 원로목사의 처남 김성수(73세, 순복음송파교회 전 담임) 목사의 일로 소란스럽다. 송파교회의 후임목사 청빙절차에 기하성 총회(총회장 이영훈)가 직접 관여하며 법적 근거 없이 담임목사 후보자에 대한 인준절차를 무산시킨 조치에 대해 교인들이 반발하고 들고 일어선 것이다.

23일 여의도순복음 송파교회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수명 장로)는 기하성 총회본부가 위치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송파교회 담임목사 인준절차를 재개하라’고 촉구하는 규탄집회를 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광장 앞 인도에 자리를 잡은 송파교회 교인 300여명은 “당회인준 앞두고 도망친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송파교회를 죽인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기하성) 총회는 송파교회를 간섭하지 마라” “이게 교회냐” “로열패밀리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착한 성도들을 제명·출교하는 못된 짓을 멈추어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교인들이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양측 간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 한 교인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순복음송파교회 사태의 발단은 송파교회 당회가 김성수 목사의 후임 목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16일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절차에 따라 올해 2월 28일 A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선정했다. 그런데 기하성 총회가 ‘A목사 선정절차를 중지하라’는 공문을 송파교회에 내려 보내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김성수 목사는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3월 15일 돌연 사임하고 잠적해버려 논란이 커졌다.

송파교회대책위는 “김성수 목사 측근인 B목사가 후임 목사로 선정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가졌다”며 “조용기 목사 처남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인사 압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무책임하게 사임하고 도망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기하성 총회는 김 목사가 사임하자 곧바로 송파교회 성도들의 동의 없이 C목사를 담임목사로 선정하고, 성도 투표로 선정된 A목사를 제명 및 출교시켰다. 이뿐 아니라 총회가 송파교회 예금통장·도장과 재정 관련 서류 등을 합법적 절차 없이 가져간 일이 들통이나 다시 되돌려 놓는 일도 벌어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총회는 오히려 자신들의 결정에 반대하는 성도 8명에 대해 제명 및 출교, 법원 접근금지가처분신청, 장로·권사(9명)들을 대상으로 형사고발까지 했다”면서 “30년 넘게 교회를 섬겨오고, 교회에 수억 원을 헌금한 권사님을 감금죄로 고발했다. 도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무자비한 종교권력을 휘두른 행태”라고 분개했다.

이어 “(송파교회 청빙위) 투표결과 성도 88.6%가 A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원했다”며 “기하성 총회가 이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개입해 꼭두각시 목사를 담임목사로 선정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3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광장 앞 인도에 자리를 잡은 송파교회 교인 300여명은 “당회인준 앞두고 도망친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송파교회를 죽인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 “이게 교회냐” “착한 성도들을 제명·출교하는 못된 짓을 멈추어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송파교회 성도 1511명은 A목사에 대한 선정절차를 계속 진행해 줄 것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총회 측에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책위는 “기하성 여의도총회가 자행한 불법행위를 규탄한다”며 “총회가 종교권력을 행사하는 집단이 아닌 성도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변화되기를 촉구하는 집회를 계속해서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하성 총회 측은 송파교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대책위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나간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총회가 교단법과 원칙에 따라 송파교회 담임목사 청빙절차를 진행할 뜻을 내비쳐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