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현대오일뱅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3리 ‘집단에너지 삼길포주민대책위원회’가 ‘고체연료(코크스)공장 증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책위 “코크스, 석탄보다 황 더 많아”
주민들, 악취·두통·호흡기이상 호소
서산시, 완충녹지 공장부지로 매각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이 코크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설비 증설을 추진하자 인근지역 주민들이 상경투쟁에 나섰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3리 ‘집단에너지 삼길포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24일 오전 현대오일뱅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고체연료(코크스)공장 증설 반대’ 집회를 열고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현대오일뱅크 측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대책위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은 타 지역에서는 금지된 코크스보일러를 가동해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대산공장만 흑자인 것은 코크스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크스는 석탄보다도 황이 더 많아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때문에 주민들은 불쾌한 냄새, 두통과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인데도 코크스 공장을 또 짓는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혜숙 주민대책위원장은 “현대오일뱅크는 코크스 공장 증설을 추진하면서 주민설명회도 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9~10일 대산공장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지난주에는 1인시위도 해봤지만 책임자는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고 오일뱅크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완충녹지였던 대산읍 대죽리 13-1번지를 서산시가 현대오일뱅크에 공장부지로 매각했다”며 “주민들을 위해 조성된 녹지를 서산시가 매각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 24일 현대오일뱅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3리 ‘집단에너지 삼길포주민대책위원회’가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만나기 위해 연세빌딩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책위는 집회 후 현대오일뱅크 책임자를 만나기 위해 연세빌딩 내부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보원요원들에게 가로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한 명이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삼길포 주민 A씨는 “새벽시간, 일요일, 안개 낀 날에 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 같다”며 “악취가 나서 서산시에 신고하면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오지도 않는다”고 힐난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는 이 지역에서 오래 된 기업이라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서산시장이나 공무원들은 주민들을 위하기보다 기업 편에 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 B씨는 “최근 5명의 마을주민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인근 지역과 비교해봐도 많은 숫자다. 코크스 오염물질 때문이라고 명백하게 밝혀진 건 아니지만 개연성은 충분하지 않은가”라며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코크스) 공장 증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집회에서 ▲산자부에 코크스보일러 증설허가 철회 ▲환경부에 대기오염배출시설 허용기준 강화와 주민이 포함된 전면적인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충남도와 서산시에는 코크스 공장 신증설 불허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곳(연세빌딩 앞)에 한 달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라며 “오일뱅크 측 책임자와의 면담과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4일 오전 현대오일뱅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3리 ‘집단에너지 삼길포주민대책위원회’가 ‘고체연료(코크스)공장 증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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