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61, 왼쪽)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4회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장씨는 증인 자격으로 소환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24일 법정에서 서로 흥분해 언성을 높였다. 최씨는 장씨를 향해 “사실이 아닌 걸 폭로성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했고, 장씨는 이모에게 “손바닥으로 그만 하늘을 가리라”고 맞받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재판엔 장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언쟁은 최씨가 장씨를 대상으로 직접 증인신문을 하면서 벌어졌다.

최씨는 “영재센터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여러번 만나서 논의했지 않냐. 난 외국에 있었다”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의혹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그러자 장씨는 “그 대답이 듣고 싶으면 그랬다고 제가 (원하는대로) 말하겠다”면서 비꼬았다.

최씨가 “영재센터와 관련해 자신이 사인이나 결제한 것도 없다”고 강조하자 장씨는 “말로 하셨지 펜으로 한 건 없다. 캠프를 어떻게 운영하라고 기획을 잡아줬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씨가 영재센터에 자주 드나들었다는 장씨의 증언에 “아니다. 이사간 곳인가 한 번 밖에 안 간 것 같고 사무실 짐도 증인이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씨는 “제가 이모님 물건을 함부로 옮겼으면 저한테 화를 냈을 것”이라며 “손바닥으로 그만 하늘을 가리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최씨는 “내가 뭘 가리냐”며 “우리집에서 노트북 아래 A4 용지에 대기업들 만남이 적힌 걸 봤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장씨는 “특검에서 말 안했는데 최씨가 영재센터 소개서를 만들라고 적어준 메모에 딸려온 종이 한장이 있었다. ‘삼성 240억’이 써 있었고, 한화는 8억인가 13억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이 끝나기 전 최씨는 재판부에 “죄송하다. 억울한 부분, 모르는 얘기가 너무 많아 급한 나머지 막 하다보니까 흥분했다”며 “(장씨가) 사실 아닌 얘기를 너무 폭로성으로 해 어디로 튈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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