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바로 가까이 금강산이 있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시안하이웨이 완성 기대를 품은 7번국도 해안도로
그리운 금강산이 손에 닿을 것 같은 장소 ‘통일전망대’

◆통일의 부푼 꿈 담긴 실크로드 ‘7번국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7번국도는 일반국도 중 유일하게 경상도부터 강원도까지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도로다. 부산 중구 남포동 삼거리에서 시작해 금정구, 경남 양산, 울산, 경북 경주, 포항, 영덕, 울진을 지나 강원 삼척, 동해, 강릉, 양양, 속초, 고성까지 연결된 7번국도는 자동차로 해안가를 달리는 매력이 일품이다. 부산에서 경주까지 동해안 해안도로는 31번 국도 몫이지만, 포항부터 고성까지는 7번국도의 독차지다.

양양군 남애리를 지나 하조대를 지나기 전 38선휴게소를 접하게 된다. 38선 중 가장 동해바다에 인접한 곳이다. 이곳을 지나게 되면 누구라도 잠시 남북이 갈린 이 한반도의 비극과 6.25 상잔의 아픔, 나아가 평화통일의 소망까지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 위쪽으로는 전쟁 이전에는 이북 땅이었으나, 현재는 금강산 턱 아래까지 남한 땅이 됐다.

▲ 7번국도를 달리다 보면 강원 양양군 현북면 잔교리에 위치한 38선 휴게소가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7번국도는 금강산까지 이어졌으나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인해 통일전망대 바로 앞에서 도로는 차단됐다. 통일이 될 경우 이 7번국도는 북한을 통해 러시아를 거쳐 중국, 카자흐스탄까지 연결이 되기 때문에 아시안하이웨이(AH6)라는 다른 도로명칭도 갖고 있다. 이 같은 교통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을 보면 조금 더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부푼 꿈을 갖게 한다. 부산에서 함경도까진 약 500㎞의 길이로 도로가 연결됐다.

▲ 7번국도를 달리다 보면 아시안하이웨이(AH6) 표지판이 보인다. 이 7번국도는 북한을 통해 러시아를 거쳐 중국, 카자흐스탄까지 연결된다. 강원 양양군 양양읍 포월리 부근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금강산 먼발치에서라도 본다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는 고성8경 중 하나로 DMZ와 남방한계선이 만나는 해발 70m 고지에 위치에 있으며, 전망대로는 가장 빠른 1983년에 세워졌다. 특히 금강산의 일출봉, 집선봉, 옥녀봉, 신선대, 구선봉 등을 바로 눈앞에서 원경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해금강은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망원경으로 보면 더 자세히 금강산을 확대해 볼 수 있으며, 맑은 날씨와 운이 좋으면 북한군 초소에 근무 중인 북한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전망대 발아래에는 동해북부선 철로를 잇는 공사 장면과 2004년 12월 개통된 동해선 남북연결 도로까지 감상할 수 있다.

▲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관람하면 금강산을 비롯해 북한초소 등을 더 자세히 확대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곳 전망대에 오려면 먼저 민통선을 통과하기 전 출입신고소에 들려 입장료를 구매하면 된다. 민통선을 통과하기 바로 직전에 있는 마을이 명파리인데, 이곳 명파해수욕장과 명파초등학교는 각각 최북단 해수욕장 및 초등학교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각 입구에 걸려 있는 ‘최북단’이란 수식어의 간판이 살짝 긴장감을 가지게도 한다.

▲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명파초등학교. 입구에 한반도 지도 모양에 최북단 초등학교라고 적힌 표지판 모습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전망대 주차장을 도착하면 왼쪽으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6.25전쟁체험전시관이 있고, 주변에는 열차 내부를 카페와 식당으로 꾸민 ‘금강산 기차여행’ 식당이 있다. 그리고 휴게소에는 갖가지 북한 술과 특산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 6.25전쟁체험관에서는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6.25전쟁의 역사가 소개됐다. 또한 이곳에서 전사자유해발굴사업 소개와 이를 통해 발견된 유품 등도 보게 되는데,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해 잠시 숭고함을 갖게 한다.

▲ 통일전망대 주차장 옆에는 6.25전쟁체험관이 있다. 내부 모습으로 무료 관람이다.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전망대는 주차장에서 3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도착한다. 금강산뿐 아니라 통일전망대에서는 6.25전쟁 당시 동해안 요충지로 치열한 고지전이 펼쳐진 351고지도 바라볼 수 있다. 수십 차례 뺏고 뺏기기를 반복하다 결국 북의 수중에 들어가면서 현재 금강산을 몇 발짝 더 다가가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된 중요한 격전지였다. 

▲ 통일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내려다 본 모습. 전투용 비행기와 탱크 등이 야외에 전시돼 있다.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금강산과 351고지 등 길게 뻗은 산줄기와 해금강의 동해안 해안선이 있어서인지 이곳 통일전망대는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보다 더 통일에 대한 염원이 간절해지는 듯하다. 더구나 철도와 도로가 멀쩡하게 남북을 사이에 두고 하나로 연결된 것이 눈앞에 펼쳐져 있음에도 가지 못하는 현실이 더 간절함을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두산전망대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해 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대치해 있다.

▲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이북. 금강산과 해금강, 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와 철로를 망원경 없이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평화통일 염원의 연장선 ‘DMZ박물관’

통일전망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DMZ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야외에는 물레방아, 생태연못, 탱크 및 자주포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철책걷기 체험, 야생화동산 산책로가 있다. 동해안 바닷바람을 쐬며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그리고 대북심리전 장비를 재현해놓은 전시공원이 있는데, 오르막길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 멀리 펼쳐져 있는 해안선과 7번국도, 박물관이 어우러진 경치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한 경관을 자랑한다.

▲ DMZ박물관과 그 옆으로는 해안도로와 동해안이 보인다.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내부 전시관은 2층에는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냉전의 유산은 이어진다’ ‘그러나 DMZ는 살아있다’ 3개의 존이 화살표 방향에 따라 순서대로 관람하게 돼 있다. 3층에는 ‘다시 꿈꾸는 땅, DMZ’ ‘기획전시실’ ‘평화 나무가 자라는 DMZ’ ‘뮤지엄 숍’ 등이 있다. 특히 평화 나무가 자라는 DMZ는 관람객이 평화메시지를 적은 엽서를 모아 여러 그루의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 DMZ박물관 내부전시실 모습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금강산 남한 유일 최북단 사찰 ‘건봉사’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는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 금강산 줄기에 있는 사찰 건봉사다. 건봉사는 금강산에 있는 많은 사찰 중에서 유일하게 남한에 자리하고 있는 금강산 사찰이면서 최북단에 위치한 사찰이다. 거진읍에서 바로 갈 경우 민통선을 통과해야 하지만, 간성읍에서 진부령으로 가는 길로 돌아가면 민통선을 통과하지 않고 건봉사에 도착할 수 있다.

▲ 강원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 금강산에 위치한 건봉사. 대웅전 지역과 극락전 지역을 연결하는 무지개 모양의 능파교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건봉사는 6.25 이전까지만 해도 31본산 중 하나로 금강산 유점사와 함께 대규모 사찰로 손꼽혔다. 그러나 6.25 전쟁으로 인해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불이문(不二門)만 남고 모두 무너져 폐허가 됐다. 다행히 1990년 복원공사에 착수하면서 현재 대웅전을 비롯해 팔상전, 극락전, 명부전, 봉서루 등 16개 건물이 복원됐고, 지금도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 6.25전쟁 당시 건봉사에서 유일하게 불타지 않고 남아 있는 불이문 ⓒ천지일보(뉴스천지)

건봉사는 삼국시대 신라 법흥왕 7년(서기 520년) 아도(阿道)가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장소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건봉사에서는 사명대사기념관을 관람하며 사명대사의 애국 혼을 느낄 수 있다. 찻길 바로 앞 입구 한켠에는 사명대사 동상과 그가 남긴 어록 등이 새겨진 돌비가 있다.

▲ 건봉사 찻길 바로 들어서자마자 입구 한켠에 있는 사명대사 동상 모습 [사진=강병용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같이 웅장하고 찬란한 모습을 간직했던 건봉사는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로 전락해 비록 작은 사찰이 됐지만, 금강산 줄기 한 자락 아래 자리하고 있는 이곳에서 6.25상잔의 아픔과 동시에 평화통일의 소망을 잠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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