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의 입구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보기 힘든 고전 게임기·타이틀 가득
유리선반엔 고객 위탁상품도 판매
추억의 게임 속으로 떠나는 여행

음료 한잔 시키면 무제한 게임 이용
‘나 혼자 산다’ 방영 후 이용객 늘어
미세먼지·황사 피한 데이트 코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가끔 옛날을 기억하기 위해 친구들과 만나 학창시절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또 가끔은 문득 어릴 적의 일기장이나 앨범을 꺼내어 그 시절의 모습을 보면서 ‘그땐 그랬었지’라는 생각에 잠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추억이라고 부른다. 추억은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 패션 등의 문화 활동으로 주로 떠올리는데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금, 그 시절 즐겼던 게임으로 추억에 잠겨 보는 것은 어떨까?

봄바람이 부는 주말 저녁 고전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에 대한 소식을 듣고 남부터미널역으로 향했다. 3번 출구를 따라 쭉 직진하면 게임의 메카라고도 할 수 있는 국제전자센터를 지나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를 발견할 수 있다.

입구에는 고전게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마리오가 메뉴 소개와 함께 카페로 안내하고 있었다.

입구부터 ‘뿅뿅’ ‘타타타타탁’ 단조로운 8비트 16비트 게임음과 조이스틱의 버튼을 연타하는 소리들이 추억을 자극했다. 입구로 들어서니 창가를 따라 늘어선 패미컴, 슈퍼패미컴(sfc), 닌텐도64, 메가드라이브, 네오지오 등의 옛날 게임기들과 옛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면엔 게임보이 타이틀과 sfc의 타이틀 등이 가득 채워져 예전의 게임상가를 방불케 했다.

또 한쪽에 고급 커피기계와 쿠키들이 진열된 카페는 추억의 게임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5000개가 넘는 고전 게임 타이틀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아! 이 게임 나도 한번 해봤는데’ ‘아~ 이런 게임도 있었지’라는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정말 탐나는 타이틀인 동킹콩과 드래곤볼Z 초무투전2를 사고 싶었지만, 전시용이라는 소리에 아쉬움을 뒤로 할 수밖에 없었다.

▲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에서 위탁 판매하는 상품이 들어있는 유리 선반 ⓒ천지일보(뉴스천지)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카페 가운데 놓여있는 유리 선반이다. 선반에는 각종 고전 게임기와 패키지 모형 등이 카페 고객의 위탁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주말 저녁 8시를 넘어서도 몇몇 커플들은 게임기 앞에서 ‘야~ 저거 먹어!’ ‘빨리 빨리’를 연발하며 고전게임에 빠져들었다.

한쪽에선 전자오락실 기계처럼 커다란 뷰릭스 게임기에서 고전게임 명작들을 하나하나 즐기는 연인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는 애초 몇몇 고전 게임 팬들의 휴식처, 연인들의 숨겨진 데이트 명소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장소였다. 하지만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이시언과 가수 은지원의 내기로 화제를 모으며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 측은 덕분에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점은 좋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면 게임 차례를 기다리는 것에 기존 단골손님은 불만 아닌 불만을 제기해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게임을 할 때는 음료 1가지를 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줄을 서고 기다린다고 밝혔다.

▲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에서 게임하는 연인들 ⓒ천지일보(뉴스천지)

애초부터 비디오 게임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는 왕왕 있지만, 한국 내에선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가 유일해 관광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20대에서 30대 많게는 40대까지 누구나 한번 쯤은 친구 집에서 고전게임을 하거나 학교 앞 오락실에 동전 놓고 옹기종기 모여 게임을 즐겼던 추억이 있다. 지금도 컴퓨터로 고전 게임을 구동할 수 있지만, 함께 게임을 하고 훈수까지 두면서 장난치던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카페 한쪽에서는 닌텐도 3DS로 ‘몬스터 헌터’를 즐기는 동호회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종종 이렇게 카페에서 몬스터 헌터를 즐기는데 “다른 카페와 달리 눈치보지 않고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화려하지만 특색 없는 요즘 게임. 예전의 게임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투박하지만 특색 있는 그때의 고전 게임의 그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각진 게임 케릭터, 단조로운 게임음에도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엇일까. 그 시절의 명작이라 해도 요즘의 GAME OF THE YEAR(GOTY, 고티)를 수상하는 게임에 무엇하나 따라 오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이란 재미에 잠기게 할 수는 없었다.

지난 2014년 9월 19일 개장한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는 일반 카페처럼 커피와 음료, 빵 종류를 판매하는 일반 카페와 다름없다. 벽면의 각종 게임 타이틀과 창가에 늘어진 게임기로 옛 추억에 잠길 뿐이다.

미세먼지로 나들이나 꽃놀이 걱정이라면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에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고전 게임으로 옛 추억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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