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국립나주박물관에 전시된 서성문 안 석등. (보물 제364호)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신라시대 전통 이어받은 석등… 짜임새·조각 ‘아름다워’

[천지일보 나주=이진욱 기자] 전남 나주시의 보물이자 나주 번영과 풍요의 상징인 서성문 안 석등(보물 제364호)이 88년 만에 귀향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성문 안 석등 제막·점등식이 11일 오후 국립나주박물관 중앙홀에서 300여명의 시민 환호 속에 성대하게 거행됐다.

MBC 김귀빈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강인규 나주시장, 김판근 나주시의장, 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지역 국회의원과 언론인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여정 나주 향토학연구소장의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돌아온 서성문 안 석등은 본래 전남 나주읍 서문 안에 있던 것으로 1929년에 경복궁으로 옮겼다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했다. 그 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박물관 뜰에 세워져 있다가 이번에 국립나주박물관으로 이전된 것이다.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에 따르면 이 석등은 각 부분의 조각이 둔중한 편이나 지붕돌의 형태가 장식적인 공예기법을 보이는 특이한 고려시대 작품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8각형 석등을 이어받으면서도 그 구조와 조각이 우수하며 현존 280여기 석등 중 담양 개선사지 석등(보물 제111호)과 함께 유일하게 건립연대와 목적이 명문으로 기록돼 그 가치를 더한다.

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올해 나주에서 국보 금동관이 발견된 지 100년 되는 해에 보물 석등이 88년 만에 돌아와서 기쁘다”며 “내년에는 전라도란 이름을 정명한 지 1000년이 되는데 그런 해를 앞두고 일제 강점기에 다른 지역으로 나갔던 문화재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이 지역의 앞날을 밝혀주는 상서로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인규 나주시장도 인사말에서 “오늘 88년 만에 첫 등불을 밝힌 역사적인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부처님의 만수무강뿐 아니라 왕의 만수무강과 지역의 풍요와 안녕에 대한 명문의 기록처럼 나주 전체가 편안하고 부귀영화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김유정(나주시 금남동)씨도 “올해는 나주에 좋은 소식이 많아 자부심도 생기고 기쁘다”며 “나주를 상징하는 석등을 많은 분이 관람하시고 역사도 배우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막식은 1시부터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의 강연회를 시작으로 나주시립국악단과 퓨전국악 실내악 예다의 축하공연, 제막식, 점등식 등이 진행됐다.

▲ 11일 오후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서성문 안 석등 제막, 점등식이 열린 가운데 강인규 시장(오른쪽)이 석등 앞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11일 오후 3시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서성문 안 석등 제막, 점등식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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