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욱 경기평화교육센터 사무처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2년부터 경기도교육청 ‘평화통일교육 유관기관’으로 지정
도내 학생들의 통일의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통일교육 펼쳐
전문적 통일교육 가능한 기반 마련돼야

[천지일보 수원=배성주 기자] ‘독재’ ‘전쟁·군사’ ‘가난’
학생들이 ‘북한’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다. 통일부가 지난해 12월 ‘2016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615개 초중고교 10만 634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생들은 독재(47.3%), 전쟁·군사(21.2%), 한민족·가난(9.3%)’이라고 답했다. 또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필요하다’는 답이 63.4%였지만 ‘필요하지 않다’는 15.8%, ‘잘 모른다’도 19.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12년 경기도교육청의 평화통일교육 유관기관으로 지정받은 경기평화교육센터(경기도 수원시 소재)는 학생들의 통일의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통일교육을 펼치고 있다. 본지는 지난 12일 안영욱 센터 사무처장을 만나 학교통일교육 수업 및 통일교육의 문제점, 현 정부가 지향해야 할 통일교육 정책 등을 들어봤다.

-경기평화교육센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1300만의 경기도민에게 평화의 소중함과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기 위해 쉽고 재미있는 평화통일교육을 하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기존 평화통일교육은 학생들이 오히려 통일에 반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평화통일이 남북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알려줌으로써 통일을 함께 이뤄가야 한다는 인식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통일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학교통일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에 대해 학생들은 통일교육 자료의 개발·보급(59.5%), 교사의 전문성 향상(38.6%) 등을 꼽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기도교육청이 제작·보급한 ‘통일시민교과서’는 활용도가 높지 않다고 본다. 교과목 수는 많고 수업시수는 제한돼 있어 선택교과인 통일교육이 운영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한 교사들이 직접 통일교육을 진행할 경우 이념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통일시민교과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평화통일교육 수업 이후 학생들 반응은 어떠한가. 
수업은 ‘퀴즈로 풀어보는 분단의 과정과 아픔’ ‘우리가 모르는 북한이야기’ ‘통일을 이룬 세계 여러 나라’ ‘통일 코리아를 주제로 한 토론’ ‘위안부 문제’ 등을 다루며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지난해 유관기관 연계 평화통일교육을 받은 초중고교 31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수업 이후 통일에 대한 생각이 긍정으로 바뀌었다’는 의견이 초등학생 79.3%, 중학생 75.1%, 고등학생 66.1%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통일의 필요성(경제적 이득 등)에 대해 알게 되어서(40.4%)’가 가장 높았다. (실제 통일부가 조사한 결과 발표에서도 전체 학생의 54.2%가 교육에 참여한 후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함) 이를 통해 평화통일 교육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학생들의 평화통일 의식이 높아질 때 보람을 느낀다.   

-평화통일 방안과 통일의 긍정적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해야 된다고 본다. 자주·평화·민주 원칙 아래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3단계를 거쳐 통일을 이뤄야 한다.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한반도 긴장을 낮추고 향후 통일을 이뤄내자는 것이 핵심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흡수통일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남북한의 경제격차와 많은 통일비용 발생이 간과됐다. 독일은 ‘흡수 통일’로 인한 엄청난 경제손실이 있었고, 베트남의 경우 ‘전쟁 통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통일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수출중심국 남한이 경제발전의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점진적인 교류를 통한 통일이다. 이를 통해 남북한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증가하며, 군사 긴장도가 낮아진다면 모두에게 유익이 아닌가. 이런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린다면 국민 스스로가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 진안초등학교(왼쪽)와 망포고등학교에서 평화통일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 경기평화교육센터)

-경기도교육청의 ‘유관기관 연계 평화통일교육’에 대해 설명해 달라. 
경기도교육청은 매년 평화통일교육을 위해 유관기관을 모집한다. 선정된 유관기관은 각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평화통일교육 학습과정안을 작성해 도내 학교에 전달한다. 도교육청은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유관기관이 1년간 교육을 진행한다. 올해는 800여개교에서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타 평화통일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강화도, 파주, 연천-철원 민통선 지역을 방문해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며 평화통일 의식을 높여주는 ‘주제가 있는 평화통일 인문학기행’이 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전 국민 통일 상식 퀴즈 프로젝트인 ‘경기평화통일골든벨’과 ‘평화통일 청소년 도보순례’ ‘평화통일 캠프’ ‘공무원, 교사,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교육’ 등이 있다.

-평화통일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과 개선돼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요즘 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염원이 없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통일의 당위성,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적인 통일교육을 통해 통일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정책과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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