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장현 광주시장이 새 정부 출범과 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15일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일빌딩 헬기 사격… 시민 향해 무차별 살상”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윤장현 광주시장이 새 정부 출범과 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5.18의 전면적인 진실 규명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헬기 사격의 진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1980년 5.18 당시 전일빌딩 헬기 사격은 도청진압 작전이 전개된 5월 27일 새벽 4시부터 5시 30분 사이 61 항공대 202, 203대대 소속 UH-1H 기동헬기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15일 오후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전일빌딩 등 5.18헬기 사격의 진실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자위권과 관계없이 시민을 향해 무차별 살상한 증거들이 이미 곳곳에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전일빌딩 헬기 사격은 당시 전일빌딩과 인접한 광주 YMCA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던 시민군을 사전 제압하고 이들 건물에 진입한 11공수여단 61대대 2지역대 4중대 공수부대의 엄호를 위해 헬기에 장착된 M60 기관총으로 무차별 사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일빌딩 등 헬기 사격은 1980년 5월 22일 육군본부의 작전 지침에 의거해 실시됐으며, 구체적인 사격 지점과 대응 태세를 적시하고 있다.

특히 육군 참모차장 황영시는 5월 23일 전교사 부사령관 김기석 기갑학교장 이구호 등에게 무장헬기와 전차를 동원해 시위를 조속히 진압하라는 명령을 하달하기도 했다는 내용이(육본 상황일지) 기록돼 있음을 확인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5.18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전일빌딩 헬기 사격의 진실을 추적하는 등 시차원의 5.18진실규명단을 조직하고 ‘연구분석반’을 운영해 37년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연구분석반은 나의갑 광주시 5.18진실규명자문관을 비롯해 석·박사급 5.18전문연구자 3명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학예연구사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2월말부터 3개월 동안 ▲5.18관련 군 문서 ▲5.18검찰수사 기록 ▲대법원 판결문 등 법정기록 ▲전일방송 재직자 등 증언자 발굴·청취 ▲1항공여단 출신 장교 및 병사 면담 등을 수행했다.

나의갑 5.18진실규명 자문관에 따르면, 광범위한 군 문서를 조사하고 증언을 종합해 본 결과, 전일빌딩에 대한 헬기 사격은 11공수 61대대 특공대원의 전일빌딩 진압 작전이 전개된 1980년 5월 27일 오전 4시부터 무장헬기 무력시위가 있던 5시 30분이라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그 날의 진실이 37년의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 억눌려 부르지 못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시민과 함께 마음껏 제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 거짓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5월의 진실을 하나도 남김없이 오롯이 드러내는 것이야 말로 시대를 바로 세우는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헬기 사격 도청 앞 발포명령자 등 5.18에 대한 전반적인 진실 규명은 국가 차원의 5.18진실조사위원회의 구성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5.18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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