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강용주 씨. (제공: 광산구)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보안관찰 불복종 투쟁에 나선 의사 강용주 씨가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는 27일 ‘인권나들이 콘서트’(인권 콘서트)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5·18항쟁 당시 미국 정부와 신군부 사이의 비밀 통신기록 ‘체로키 파일’을 폭로한 미국 언론인 팀 셔록(Tim Shorrock)이 특별 손님으로 출연한다.

이날 오후 5시 30분 시작하는 인권 콘서트는 시인, 수필가, 화가로 활동하는 임의진 작가의 사회로 두 개의 이야기 마당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 이야기 마당에서 강씨는 1936년 일제가 만든 ‘조선사상범보호관찰령’의 현대판 보안관찰법이 21세기에도 통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어 아들이자 의사로 또 바리스타이자 여행자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인권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

광주 북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 고영란씨와 범은경씨가 각각 오카리나, 해금, 피아노를 연주하고, 세월호 시민상주 노래모임 ‘쎄쎄쎄’가 합창 공연을 펼쳐 인권 사회를 향한 염원과 의지를 표현한다.

특별 손님으로 나선 팀 셔록은 언론인의 시각에서 안보, 보안관찰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다. 뉴욕 내이션지 기자로 지난 1996년 ‘체로키 파일’을 세상에 알린 그는 명예광주시민이다.

광산구와 시민플랫폼 ‘나들’이 함께 마련한 인권 콘서트는 관객이 무대 위에서 출연자와 함께 하는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기획했다.

관람권은 광산구 홈페이지 ‘새소식’에서 받는다. 관람료는 무료이지만 공연 후 성금 형식으로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감동 후지급제’도 병행한다. 성금은 인권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강씨는 전남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에 연루됐다는 안기부(현 국정원)의 주장으로 14년간 옥살이를 했다. 연행 후 두 달 동안 진행한 조사 과정에서 가혹한 고문에 시달린 끝에 ‘간첩’이 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 1999년 석방됐지만 3개월 마다 그간의 행적을 관계 당국에 신고하는 보안관찰대상자가 됐다. 출소 후 “개인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한다”며 신고의무를 거부한 강씨는 2002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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