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구성도면.

4번째 유찰… 공사, 중복낙찰 고려 중
관세청 견해 ‘부정적’… 협상난항 예상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DF3 구역 사업자 선정이 네 번째 유찰되면서 T2 면세점이 반쪽짜리 오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조건을 바꿔 5번째 입찰을 준비 중이지만 관세청과의 신경전으로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데다 개장까지 시간마저 촉박하기 때문이다.

2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DF3구역의 유력한 참여자로 점쳐졌던 신세계DF와 한화갤러리아는 이번에도 면세사업권 제안서 접수에 불참했다. 양측 모두 수익성에 대한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시내면세점에 비해 매출이 크지 않은 데다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여파로 큰손인 중국단체관광객들의 발길까지 끊기면서 시장상황 마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 DF3 임대료마저 높아 큰 폭의 인하 없이는 나서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공사는 DF3 구역이 두 차례 유찰되자 3번째 입찰에서 임대료를 기존 646억원에서 582억원으로 10%가량 낮췄고 이번 입찰에서 다시 10%가량을 낮춰 제안했다.

이뿐 아니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너무 넓은 DF3의 면적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DF3 구역은 면적 4889㎡로 DF1 구역(2105㎡)의 두배가 넘는 등 T2 면세구역 중 가장 넓고 명품 판매가 가능해 당초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었다. 이에 면세점 한 관계자는 “임대료도 비싼 데다 너무 넓은 구역을 명품 패션브랜드로 다 채울 수 있을지도 고민거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4개월여 앞으로 개항을 앞둔 공사는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공사는 관세청과 협의를 통해 입찰 조건을 완화해 재협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한 사업자가 중복낙찰을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입찰 요건을 변경해 이미 DF1과 DF2를 낙찰받은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관세청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1년 연속 우수공항으로 선정된 인천공항에 세계 이목이 쏠려있는 가운데 혹이나 반쪽짜리 개장이 될까 공사도 업계도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비싼 임대료에 사업자들은 나서지 않고 관세청도 요건 변경에 부정적이라 해결에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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