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G7 시칠리아 정상회의가 실무 오찬 형식으로 원탁에서 진행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6명이 1명을 상대로 싸우는 형국.”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27일(현지시간) 폐막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이다.

G7 주요 의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정상들 사이에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참가한 G7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기후변화와 자유무역, 난민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어떠한 이견도 없이 공동 선언을 채택 했으나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회의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기후변화에 대한 조항은 나머지 6개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다음 주에 파리기후 협정 잔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올릴 뿐이었다.

결국 최종 성명에는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에 이행하는 한편 미국의 검토 절차를 이해한다”는 문구가 추가 됐다.

자유무역 의제에 있어서도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와 함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문구도 포함시켰다.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이주민과 난민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조항과 함께 “자국의 국경을 통제하는 각 나라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추가 됐다.

핵심 의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견을 보이자 각 정상들은 당황한 눈치다.

메르켈 총리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기후와 관련한 논의 전반이 매우 힘들었다”며 “미국이 파리 기후 협정에 남아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회의 후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우리의 우방”이라며 “견해가 다를지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나머지 국가들이 적절히 다뤄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32쪽에 달했던 G7 정상회의의 최종 성명은 올해 6쪽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에 불참한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G7 정상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이번 순방의 모든 곳에서 홈런을 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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