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민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 展
조선왕조의궤·동의보감도 전시돼
“왕실이나 소수집단 모여 간행해
공동체 의식 뚜렷, 역사적 가치 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기록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인들은 기억을 남기는 중요한 방식으로 글과 그림을 이용했다. 돌이나 금속 등 단단한 물질에 새겨진 고대의 기록에는 옛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기록을 남긴 것은 곧 정신을 후대에 전한 것이었다. 이는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세계기록유산이란

한국의 기록문화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선정하는 문화유산이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한다. 국제자문위원회에서 심의, 추천하고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선정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물 제1901호 ‘조선왕조의궤’, 국보 제319호 ‘동의보감’, ‘한국의 유교책판’ 등이 대표적으로 등재돼 있다. 이는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기록문화다.

▲ 화성성역의궤 ⓒ천지일보(뉴스천지)

◆왕실 중요 의식 담긴 ‘조선왕조의궤’

먼저 ‘조선왕조의궤’에는 어떤 역사성이 담겼을까. 의궤는 ‘의식의 궤범’이라는 뜻으로, 왕실의 중요한 의식을 글·그림으로 정리한 종합보고서이다.

의궤는 1600~1900년대 초기까지 조선왕조가 왕실의 의식, 업적 등의 기록을 편찬해 후세에 남기고자노력을 기울인 사실을 보여준다.

대부분 손으로 직접 써서 그 자체가 원본 문서다. 특히 반차도와 도설과 같은 그림 자료는 세련되고 생생하게 표현됐다. 전례 없는 방대한 양과 자세한 설명, 그림을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모아 놓았다.

이 같은 기록유산은 동서양을 통틀어 유례없는 고유성을 지닌다. 이처럼 조선 왕실의 의궤는 조선만의전통으로, 기록이 방대하고 세밀한 데다 300여년 이상 지속했다는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유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의궤는 왕실이 한 모든 것을 기록한 보고서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록됐다”며 “역사 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고 말했다.

▲ 전시 중인 동의보감.ⓒ천지일보(뉴스천지)

◆허준의 ‘동의보감’

동의보감은 허준이 광해군 2년에 쓰고, 광해군 5년에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처음 간행된 동양 최대의 한의학 서적이다. 1596년 선조는 허준 등에게 명해 의서를 편찬토록 했다. 전통의학의 재정비 및 임진왜란 등의 사회적 혼란으로 의서의 집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유재란이 일어나면서 집필 작업이 중단됐다가 1601년 무렵 재개돼 14년 동안 작업해 완성했다. 모두 25권 25책으로 구성됐다.

서 학예연구사는 “(동의보감은) 허준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왕의 명을 받들어서 의학 발전을 위해 집필한 최대 한의학 서적”이라며 “중국이나 일본에서 간행될 정도로 유명했다. 지금도 한의학 사람들이다 공부하는 기본서적”이라고 강조했다.

▲ 한 시민이 조선왕조의궤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의 ‘유교책판’

한국의 유교책판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조선시대 유교책판의 간행과 보존은 지역사회의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주도로 이뤄졌다. 이들은 유교책판을 판각할 계획부터 판각 내용을 선정했다. 판각 과정과 완성 과정을 감독하고서 책을 인출하고 배포하는 모든 과정을 담당했다. 유교책판의 제작에는 수많은 비용이 드는데 구성원 안에서 분배해 담당했다.

유교책판은 정치와 경제,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담고 있다. 또 유교의 인륜공동체 실현이라는 주제를 지향하고 있다. 이 같은 공동체가 500년 이상 지속되면서 집단지성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유교책판’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서 학예연구사는 “지역의 공동체적인 성격도 강하고, 유교적인 지식에 확산성이라는 의의가 담겨 일괄적으로 유네스코에 지정되고, 퇴계 이황의 문집과 목판은 보물로도 지정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국인의 기록유산 가치에 대해 그는 “공동체 의식이 뚜렷이 나타난다. 결코 혼자 할 수 없고 그 사회든 왕실이든 소수집단이든, 그들 모여서 간행됐고, 우리 곁에 남았다”며 “우리 역사 복원과 나아가는 미래를 비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2014~2016년까지 새롭게 지정된 국보, 보물 중 50건의 문화유산이 공개됐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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