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대비 임금 수준 ‘제자리’
저소득 일자리가 더 많이 늘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 7년간 여성 전문직 종사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남성과 비교한 임금 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산업연구원이 28일 발표한 ‘최근의 여성 전문직 증가와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여성 근로자에서 전문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2.0%에서 2015년 26.6%로 4.6%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서 전문직은 한국표준직업분류상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를 이른다. 같은 기간 남성 전문직 근로자는 전체 20.2%에서 22.8%로 2.6%포인트 늘어났다.

이같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임금 수준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여성 전문가의 월평균 임금은 214만원으로 남성 355만원의 60.3% 수준에 그쳤고, 2008년과 비교하면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비중은 60.5%에서 오히려 떨어졌다. 다만 전일제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63.2%에서 63.9%로 소폭 늘었다.

여성 전문직의 직종별 임금은 법률행정 분야가 46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건·사회복지 분야가 195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처럼 여성의 상대적 임금 수준이 오르지 않은 것은 고소득보다 저소득 일자리가 더 많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여성 전문직 중 보건·사회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1.8%에서 2015년 39.1%로 7.3%포인트 늘었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관련 분야의 여성 진출이 부진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여성 근로자 중 과학기술 관련 전문가의 비중은 1.3%에서 1.7%로 0.4%포인트 늘었고, 남성의 경우 7.8%에서 8.6%로 0.8%포인트 증가했다.

보고서에서는 성별 임금 격차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매우 큰 것을 지적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상황에서 여성의 과학기술 관련 분야 진출이 부진한 점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부정적 영향이 갈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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