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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처음 뱉는 말 “식사는 하셨어요?”. 여기서 식사의 종류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하겠지만 한국인들의 식사는 뭐니 뭐니 해도 밥이다.

밥솥에 쌀을 넣고 적당량의 물을 넣어 얼마정도 끓이면 밥이 되는데, 잘만 지으면 새하얀 밥에 윤기가 흐르며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밥이 탄생한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등 국과 먹어도 맛있고, 갓 담근 김치를 쭉 찢어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그런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차옥숭 이사에 따르면 동학의 제2대 교주였던 해월 최시형 선생은 이 밥을 한울이라고 했다. 한울은 천도교의 중심 교리인 사람이 곧 한울님(하느님)이며 만물이 모두 한울님(하느님)이라고 보는 인내천 사상에 등장한다. 그런데 밥을 한울이라고 했다는 것은 해월이 얼마나 밥을 중시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월은 ‘천지의 젖인 밥은 나누는 것이고 함께 먹는 것이고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시는 것’이라고 했다. 또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세상만사를 다 아는 것’이라고 하기까지 했다.

김지하 시인이 1998년 출간한 ‘밥’이라는 책에도 해월 선생이 말하는 밥의 의미가 서술돼 있다. 책에 따르면 밥은 육체의 밥, 물질의 밥이며, 동시에 정신의 밥이요, 영의 밥이다. 그래서 밥을 생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 밥은 밥상에서 나눠 먹게 돼 있는데, 이는 밥이 생명의 집단적이고 통일적인 순환·전환·확장활동을 상징한다고 했다. 큰 의미에서는 밥이란 서로 나누기 위해 일하고 또 일해서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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