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청년유니온이 28일 구의역에서 김군의 1주기를 맞아 12시간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제공: 청년유니온)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남청년유니온은(유니온)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하청 비정규직 청년, 김 군의 1주기를 맞아 12시간 추모했다.

12시간은 2교대 근무를 했던 김 군의 하루 근무시간이다.

경남청년유니온은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헌화를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구의역 9-4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또 구의역 사망사고·혼술남녀 이한빛 PD 자살 사건·구의역을 기억하는 시민의 SNS 행동 등을 사진전으로 전시했다.

경남청년유니온 강지윤 조합원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소리 내며 살아왔던 이 한빛 PD에게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늘 약자를 위해 소리 내던 그에게 막내라는 이유로 계약직 스탭들을 정리해고하며 계약금을 받아내는 일은 고문과도 같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의 죽음을 기리며 많은 사람이 함께 싸워온 끝에 결국 회사는 사과했지만 누군가가 죽어야만 바뀌는 시늉이라도 하는 세상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승백 청년 민중의 꿈 준비위원장은 “편의점 노동 청년을 살인한 사람을 술에 취한 미친 사람이라 말하고 끝내면 안 된다. 편의점 살인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촛불을 통해 정권교체를 해냈지만 촛불의 숙제는 아직 끝내지 못했다. 상식적인 세상에서 청년노동자들이 다시는 비정규직으로 노동환경에서 죽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철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구의역 참사 이후에도 수많은 청년이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으로 값싸게 고용돼 위험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체감 청년실업률 34%, 그중에 70%는 또 비정규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반대법 일곱개 법안 올라왔을 때 하나도 통과되지 못했다”며 “20대 국회에서는 꼭 지켜질 수 있도록 청년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피자 배달 30분제도 폐지되기까지 너무나 오래 걸렸었다. 몇 명의 배달원이 죽음의 질주를 했지만, 그 치열한 삶의 현장을 돌아봐 줄 사회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함께 모여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바뀌었다”며 “이번에 중국집에서 30분제가 다시 살아났다. 다시는 목숨 걸고 일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부탁했다.

이날 경남청년유니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 문화제에서 지역 밴드 트레바리가 공연하고 각 청년 단위가 함께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정의당 대학생위원회, 청년 민중의 꿈 등이 발언을 이어갔다.

▲ 경남청년유니온이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헌화를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구의역 9-4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있다. (제공: 경남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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