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기도 여주 강천보 위쪽 정체 지역에 녹조가 나타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체 저수량의 13%, 4600톤 방류
농민들, 농지 물 공급 차질 우려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정부가 4대강 16개 보 중 6개 보를 1일 오후 2시부터 상시 개방했다.

이날 상시개방을 시작한 6개 보는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낙동강), 공주보(금강), 죽산보(영산강) 등이다. 이 같은 조치는 ‘녹조라테’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낙동강과 금강 등의 녹조 발생을 막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보 수위가 내려가면 유속이 빨라져 녹조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시개방은 1단계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수생태계와 농업용수 사용을 고려해 수위를 시간당 2~3㎝씩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위는 1~3일에 거쳐 점진적으로 낮춘다. 이에 따라 현재의 고정보 상단 수위인 관리수위와 견줘 강정고령보는 1.25m, 합천창녕보와 죽산보는 1m, 달성보는 0.5m, 창녕함안보와 공주보는 0.2m 내려가게 된다. 10월부터 시작하는 2단계는 1단계 상시개방 상황을 분석해 수위를 결정한다.

한국 수자원공사는 이번 개방으로 6개 보 전체 저수량의 13%, 4600만톤의 물이 방류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단체들은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를 포함한 17개 환경 단체와 학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점점 심해지는 녹조 현상이 보 상시개방으로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이번 대책이 수질 개선에 도움을 주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전면 개방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이번 이행 방법으로는 수질 개선 효과가 매우 미미할 것”이라며 “정부는 취수 시설 조정 등을 서둘러 4대강 보 전면 개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농민들은 불안한 상황이다. 가뭄이 심각할 경우 물을 가둬놓는 보의 역할이 용수 공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봄 가뭄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보를 열어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면 수위가 낮아지면서 양수장으로 공급해야 할 용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충남도의회 윤석우 의장은 이날 같은 공주 지역구인 조길행 의원과 함께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수문 개방 소식에 충남지역 농민들의 불안감을 커지고 있다”며 “농번기를 맞아 물 한 방울이 아쉬운 농민들은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충남 서북부 8개 지역은 유일한 상수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인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금강물을 끌어다 쓰는데도 이 정도인데, 수문마저 개방할 경우 공주보 하류에서 백제보 사이에 있는 2000㏊ 규모 농지는 물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달 보령댐 저수율이 7%대로 떨어질 경우 경고 수준은 심각 단계에 접어들고 2015년 제한급수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라며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겨우 모아놓은 물을 그냥 흘려보내기로 한 데 대해 농민들 속은 갈라진 논바닥처럼 타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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