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 박석인 대표가 지난 11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어두운 역사 이긴 광주시민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석인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망자의 ‘한’ 풀어줘야… 억울함은 죽음보다 깊어”
“역사는 수레바퀴, 언젠가 돌아서 진실 밝힌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돌아서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하는 것이죠.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죽음보다 더 깊습니다. 이제는 5.18진실을 규명하고 망자의 한을 풀어줘야 역사가 발전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올해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한 박석인(56, 남)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광주의 5월과 6월은 참 특별하다”면서 “신군부의 탄압과 억압에도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자유 수호를 위해 5.18의 참혹한 상황을 이긴 광주시민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기자는 지난 11일 공연문화사업을 통해 각종 공연 티켓기부 등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는 박석인 대표를 만나 그가 직접 경험한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박석인 대표는 전남 영암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18당시 조선대학교 상대 경영학과 1학년 재학생 신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5월 16일 오월어머니집 개원 11주년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오월어머니상은 민주 수호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민주열사의 영령과 광주시민에게 돌린다”고 말했다. 그는 받은 상금도 ‘오월어머니집’과 전남 나주에 있는 한 장애인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 그에 따르면 광주에서 매년 5.18추모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1년에 70여일을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각종 공연을 진행해 5.18기념 문화관에 대한 의식 고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유·초·중·고 학생에게 5.18기념문화센터 1층 전시관 관람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고 2층에 5.18 관련 현장 축소 전시물 관람을 유도해 5.18정신에 대한 의식 함양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활동을 많이 했지만, 광주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소임이라고 생각해 부상자와 더 어려운 사람에게 많은 혜택이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공자 신청을 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은 자유와 정의, 평화를 위한 광주 시민의 처절한 외침이었고 몸부림 그 자체였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5.18당시 조선대 경영대학 1학년 학생으로 ‘대학생무기회수대책수습위원회’를 주도하며 무기 회수(기관총, 다이너미이트, 각종 총기류)를 하는 등 전남도청에서 활동한 중심인물이다. 5.18당시 ‘대학생무기회수대책수습위원회’는 신군부의 총부리 앞에서도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평화적 시위 문화를 주도한 5.18당시 순수한 대학생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박 대표는 “정치적인 혼란기에 학내 데모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무고한 시민의 피해 상황을 보고 피 끓는 젊은이로서, 또 광주시민으로서 당연히 역사현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5.18의 진실이 무엇인지 당시 현장에서 그 실상을 보고 들은 사람으로서 선량한 시민의 사망과 부상을 보고 심히 분개했다. 또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책임자 처벌과 역사적인 재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18어머니상을 받았지만, 미안한 맘도 있고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과분한 상을 주신 오월어머니집 노영숙 관장을 비롯한 5.18유가족과 저를 추천한 오월어머니집 정현애 이사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수상의 기쁨을 인사말로 대신했다.

그는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국민의 환호 속에 열심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5.18 진실을 밝히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매우 환영 한다”며 “이번 5.18 37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 것만으로도 진실을 밝히는 데 한 발짝 앞섰다”고 환호했다.

박석인 대표는 “1980년 5.18민중항쟁 그 상황에서는 광주 시민 누구라도 정의를 위해 나서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며 “광주 5.18의 최종 접전지인 도청 앞 상황을 연상하면 지금도 마음이 힘들다”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는 “5.18당시 독일, 미국CNN 등 외신기자들이 무기 회수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등 외국기자들이 촬영을 많이 했다”며 37년의 기억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풀어냈다. 이어 “유족의 한 맺힌 울음, 가족을 찾아 헤매는 모습에 만감이 교차하고 슬프면서도 울분이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고 당시 처절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박석인 대표는 “아직도 5.18민중항쟁이 역사 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동안 왜곡되고 폄훼된 부분을 바로잡고 5.18의 시대정신을 계승하면서 정신문화가 성숙한 리더가 돼 시대의 주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는 자가 복이 있다는 말처럼 제 삶이 허락할 때까지 많은 사람에게 베풀고 사회공헌에도 힘쓰겠다”며 “앞으로의 삶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항상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약속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