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옛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고용노동부 지부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무기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월급 130만원대… 자괴감”
식대·교통비·명절상여금 요구
취업상담 등 업무차질 예상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고용노동부(고용부) 소속 직업상담원들이 무기계약직 일반상담원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취업성공패키지 등 고용부 상담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무기계약직 직업상담원이 속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옛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고용부 지부는 1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무기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파업에 참여한 900여명의 지부 회원들은 고용부에 ▲일반상담원 폐지와 전임상담원으로의 통합 ▲식대·교통비·명절상여금 지급 ▲상담 인원 배정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일반상담원의 초임 실수령액은 130만원대”라며 “식대도 받지 못해 밥값마저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 상담을 하면서도 아무리 노력해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자괴감에 빠진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고용부 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지난달 20일부터 태업과 순환 파업 등 최소한의 쟁의행위를 하는 동안 고용노동부와의 교섭을 통해 견해차를 좁히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아 총파업 결정이 불가피했다.

앞서 지부는 지난달 20일 고용부 무기계약직으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경고 파업’을 진행했다. 교섭에 실패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경고였다. 올해 고용부와 지부는 본교섭 3회, 실무교섭 6회를 실시했다. 하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노동위원회에서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결국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친 파업이 진행됐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옛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고용노동부 지부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무기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처우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고용부 직업상담원이 기간제로 채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6년이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는 직업상담원 이외 직군의 기간제 상담원도 채용됐다. 이들의 직군은 ▲취업성공패키지 ▲훈련상담원 ▲구인상담원 ▲사무원 등으로 세분됐다.

고용부는 지난 2015년 일반상담원 직군을 새로 신설하고 고용센터 비공무원 세부 직종을 통합해 호봉체계를 단일화했다. 지부는 이러한 일반상담원 직군이 최하위 직급으로 편제되면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전임상담원의 1호봉이 188만원인데 비해 일반상담원의 1호봉은 150만원으로 임금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임상담원과 일반상담원의 업무가 거의 같기 때문에 일반상담원 직군을 폐지하고 전임상담원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부는 식대·교통비·명절상여금 지급과 상담 인원 배정도 요구했다. 이들은 “기본적인 식대조차 제공하지 않는 곳이 고용부”라며 “고용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데 자기들이 고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취업성공패키지 상담의 양적 성공에 치중하면서 상담사는 1인당 연간 150~200명을 상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질적 성공을 위해라도 상담 인원 120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부는 “고용부는 우리의 의견을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기획재정부에서 막아서 어렵다고 한다”며 “이것이 말이 되는가. 자신들이 한다고 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다른 부처 때문에 어렵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총파업으로 고용부 직업상담원 1700여명 중 900여명이 업무를 중단함에 따라 취업성공패키지 등 고용부 상담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다른 센터로 전화 상담을 연결하고 인력 부족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급한 업무는 다른 부서 인력을 투입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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