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 위원장 전병금)가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제2연구실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 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감신대 이원규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목윤, 종교개혁 500주년 맞아 발표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늙은 호박’ ‘안개 속을 움직이는 연료가 떨어진 자동차’ ‘초점이 맞지 않는 수십개의 렌즈’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비행기’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난치병 환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2012년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한국교회 연상 이미지들이다. 한때 부흥하고 사회적으로도 존경과 신뢰를 받았던 한국교회였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공신력을 잃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개신교계가 한국교회의 위기상황을 해결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일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를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한국교회 위기상황의 원인이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종교개혁자들에게서 해결점을 찾고자 했다.

발표자로 나선 감신대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가 양적성장이 멈추고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고, 사회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잃어버림으로 공신력이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이라 할 수 있는 예장합동, 통합, 감리교, 예장고신, 기장에서만 지난 5년간 교인 수가 50만명이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발표한 2017년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은 20%에 불과했지만,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1%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상황이 목회자의 평판과 윤리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지난 2014년 한국장로신문이 예장통합 장로 852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을 질문한 결과 ‘목회자의 부족한 영성과 인성(34%)’이 첫 번째로 지적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한국교회가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성(53%)’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은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결과도 언급했다.

결국 한국교회의 위기의 근원도,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목회자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순수한 신앙과 섬기는 종의 모습은 잃어버렸다”며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이 이뤄지려면 목회자들부터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 위원장 전병금)가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제2연구실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 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한신대 김주한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신대 김주한 교수와 안양대 이은선 교수는 종교개혁 시대 목회 윤리와 신학에서 한국교회 개혁 방안을 찾았으나,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의 목회 윤리에 근거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학문적 소양과 투철한 공인의식, 민주적 소양과 자질,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 갱신을 위해 신학교육 갱신, 교권화된 교회정치 구조의 개혁 등을 제안했다.

이후 정주채 목사는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 위해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스스로 정직, 근면할 것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것 ▲한국교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담임목사직 세습을 근절하는 일에 앞장설 것 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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