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 전시회에서 공개된 ‘토리노의 수의’ 사본. ⓒ천지일보(뉴스천지)DB

수의의 섬유 조각 검사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예수의 시신을 감쌌던 것으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수의에 남아 있는 피를 검사한 연구진은 이 피가 고된 고문을 받았던 사람의 것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최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나노결정학연구소 엘비오 카를리노 연구원은 “수의의 아주 작은 섬유 조각을 통해 이 수의의 주인은 아주 큰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그가 수의에서 나노 크기의 다양한 조각들을 떼어내 검사했는데, 이 조각들에서 크레아티닌과 페리틴 등의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이 물질들은 고문과 같이 강력하고도 다양한 외상을 겪은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두아대학교 줄리오 판티 교수는 “이러한 물질의 존재는 토리노의 성의로 시신을 감쌌던 사람이 아주 끔찍한 고통을 겪고 죽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입자를 인공적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미국의 연구저널 ‘플로스원(PlosOne)’에 ‘토리노 성의의 원자분해로 얻은 새로운 생물학적 증거’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했다.

토리노의 수의는 예수의 수난과 관련돼 가장 잘 알려진 유물이다. 성의는 가로 4.3m, 세로 1m 크기의 아마포로 고문당한 뒤 십자가형으로 죽은 시신의 형상이 희미하게 얼룩져 있다.

예수의성모수녀회에 따르면 1350년 발견된 토리노의 수의는 프랑스 리레에서 전시되다가 1694년 이탈리아 토리노로 옮겨졌다. 토리노의 수의는 진위와 관련해 숱한 화제와 의문을 남겼다. 1978년 미국 과학자 30명은 30분 안에 수의가 가짜임을 증명하겠다고 나섰지만, 조사 2년 만에 “현재의 물리 화학적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88년에는 과학자 21명이 탄소연대측정법을 동원해 1260~1390년 사이의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이후에도 수의를 둘러싸고 새로운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수의는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 요한 세례자 대성당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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