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 날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남북군사당국회담 무산… 이산상봉 회담도 오리무중
국민의당 “‘베를린 구상’ 성과 집착… 지나치게 서둘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러브콜’에 북한이 요지부동인 가운데 오히려 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대북 대화 제의가 성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의 대북구상인 ‘베를린 선언’의 이행 방안으로 지난 17일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 제안으로 대북 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제안은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자외교무대에서 대북정책 구상을 밝힌 뒤 대북 주도권을 가져온 이후 처음으로 꺼낸 카드였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까지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 21일 개최하기로 제의했던 남북 군사당국회담은 북한의 무반응으로 무산됐다.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역시 북측이 반응이 없어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던 북한이 다시 신형 ICBM급 미사일 추가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ICBM 발사 도발 시기는 다음달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전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제의한 직후에도 보란 듯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대북구상인 ‘베를린 구상’에도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와 관계 없이 미사일 도발을 예정된 계획대로 추진해 핵무장 능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대화 제의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간표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북한의 ICBM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것은 물론,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제의한 것은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남북 군사당국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조차 보이지 않은 북한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심지어 가까운 시일 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징후가 포착됐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어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성과에만 집착해 지나치게 서둘러 제안한 결과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인내심, 속도조절과 함께 남북 간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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