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 및 기권 투표 등으로 정족수를 채우면서 2017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인사청문·秋 ‘머리자르기’ 발언 대립각
靑, 국민의당 대리 사과로 국회 정상화
정세균 “與도 野도 패자… 승자 없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22일 가까스로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45일 만이다.

추가 예산 집행이란 특성상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지만 45일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반년간의 국정 공백과 청년실업을 국가 재난으로 규정하고 추경안을 제출했다. 또 시정연설에서 조속한 추경 처리를 호소하며 협치를 당부했다.

하지만 야당은 공공부문, 민간부문 등 11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안이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원회가 없는 정부의 내각 인사 임명 강행에 분노한 야당이 국회 보이콧으로 추경과 연결지으며 추경안 상정이 연기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발언으로 그나마 민주당에 협조적이었던 국민의당까지 보이콧에 나서며 정국이 꽉 막혀버렸다.

야3당이 인사청문과 추경까지 ‘보이콧 공동전선’을 이루며 민주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형성하자, 민주당이 단독으로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안을 상정했다.

국회 차원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을 찾아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발언을 대리사과하며 국회 정상화에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추경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가 열렸지만,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며 정족수를 못 채워 한동안 지체된 것을 두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을 향해 “발목잡기 정도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를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다”며 “수재가 나고 가뭄이 오랜 기간 이어졌고 일자리가 없어서 국민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민생을 팽개친 의원들에 대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우리 미래세대에 너무 큰 부담으로 우리가 끝까지 반대했고 견지했다”면서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선 “이렇게 중요한 추경 처리 때 외국을 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국민으로부터 비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경안 통과 후 마무리 발언으로 “오늘 국회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여도 야도 패자다. 승자가 없다”며 “여야 의원들은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신중히 성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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