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거창에서 온 강제징용 실제피해자 유가족인 강수웅(73)씨가 2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시작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5일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거창에서 온(강제징용) 실제피해자 유가족인 강수웅(73)씨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하니 눈물부터 난다”며 “제가 어머니 뱃속에 5~6개월 됐을 때 아버지가 징용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강씨는 10년 전 현지 교포2세에게 들은 얘기를 이어가며 “일본이 멸망한 후 일본은 배를 가져와 자국민을 다 데려 가고 한국강제징용자만 두고 갔다. 우리 징용자들은 나라가 해방이 됐으니 곧 데리러 한국에서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초에 끌려갔던 그 부두에 다 모여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왜냐하면 배(한국)가 와서 먼저 가버리면 다시는 조국에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병들거나, 굶어죽는 사람 들이 속출했다”고 했다. 사할린이란 땅은 엄청나게 춥고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전국에서 20여명을 추도식에 참석시킨 적이 있다. 그때 아버지가 이곳(사할린) 지역 어디엔가 묻혀있다고 생각하니 고향에 돌아온 그런 기분도 들었다. 어느 스님의 주관으로 사할린에는 개개인이 돈을 모아 아주 초라한 일제강제진용사망자를 위한 위령탑이 만들어져 있었다. 강씨는 그때 상복을 입고 절을 하고 울며불며 그 전까지는 아버지라는 이름을 한번도 불러본 적이 없었(아버지가 없었기 때문)는데 땅을 두드리며 실컷 울고 아버지라는 이름을 한없이 부르며 울고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이렇게 부흥했음에도 저희(일제강제징용 노동자)를 부등켜 안고 ‘정말 고생했다’라는 말한마디 없다”고 했다.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대표 김재명)는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강제징용을 인정해야 하며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일본은 우리 민족을 36년 동안 강제로 지배하고  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자원을 약탈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강조했다.

경남건립추진위는 “과거 정부가 굴욕적으로 맺은 한일협정을 내세워 자기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식민지배로 인해 고통받던 당사국 민중의 의사와 요구와 관계없이 가해자가 종료선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협정은 피해 당사자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국가 간 협정을 이유로 피해 당사자의 청구권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김상찬 한국노총 경남본부사무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제강제징용에 끌려간 사람은 113만~146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분들은 일본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탄광, 금속 광산, 운수 공장, 도로나 터널을 닦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가혹하게 노동을 시키고 결과는 ‘기밀유지’라는 명목을 내세워 집단학살을 시켰다. 일본은 1990년 6월 조선인이 일제강제징용에 끌려간 사람이 66만 7천명으로 발표만 하고 아무런 사과도 없었다. 그에 대한 배상도 전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는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고 당사자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대표 김재명)가 2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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