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중인 친환경 무항생제 달걀에서 닭 진드기용 살충제 ‘비펜트린’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라 17일 충남 천안시 시온농장이 트랙터를 이용해 농장 입구를 막고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식습관 바꿀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먹는다”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아가야 할지 불안”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 관련해 17일 오전 5시 현재 검사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했으며 31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적합판정을 받은 847개 농가는 전체 계란 공급물량의 86.5%에 해당하며 시중 유통을 허용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신규 25개 농가를 포함해 31개 농가(유통조사 단계에서 확인된 2건 포함)이며 해당 농가 물량은 전량 회수 폐기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발표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31개 농가 중 충남 지역에는 논산·천안·홍성 각 1곳, 아산 2곳 등 5곳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천안지역 농장 주변 농민은 “친환경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 지정돼 있다”면서 “왜 친환경인증에 맞지 않는 농약을 사용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기사를 접한 주부(55, 성정동)는 “4인 가족으로 아침마다 계란 후라이를 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등 한 달에 4판을 먹는다”면서 “AI 사태 후 계란 값이 폭등하고 이번 사태로 불안한 마음이 크지만, 갑자기 식습관을 바꿀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먹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43, 쌍용동)는 “초등학생 아이 둘이 아토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 음식을 선택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계란은 과자·빵 등 모든 먹거리에 들어가는데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먹거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세금은 왜 걷어가고 관리시스템은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아가야 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농장주에게 확인한 결과 살충제 ‘비펜트린’을 산란계에 직접 사용한 적은 없다”면서 “최근 여름철 병충해를 막기 위해 주 2회 농장 외부에 살충제를 분사한 것이 양계장으로 유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AI로 30여만 마리를 매몰 처리했으며 방역 후 1개동에 7만 1000여 마리를 입식해 사육하고 있다”면서 “시는 농장 내에 있는 85만개의 계란에 대한 이동중지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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