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명진스님이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우정국 앞에서 기자회견 후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명진스님은 “단식뿐 아니라 자승 총무원장이 퇴진하고 적폐가 사라질 때까지 묵언수행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승 총무원장 퇴진과 적폐청산 해결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인턴기자] 조계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명진스님이 자승 총무원장의 퇴진과 조계종의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단식과 묵언 수행을 선언했다.

명진스님은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우정국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 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명진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퇴진과 적폐청산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 촛불법회를 참석했다. 하지만 그는 촛불법회가 4차에 걸쳐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재가자들과 함께 촛불만 든다고 해서 승려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17일 ‘조계종적폐청산 제4차 촛불법회’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고 단식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 조계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명진스님이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우정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스님은 무기한 단식 정진에 들어가기 전 청정종단의 회복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조계사 앞에서 단식 선언을 한 종회의원 출신 스님은 명진스님이 처음이다. 명진스님은 조계종에서 제적을 당하기 전 봉은사 전 주지였다.

명진스님은 “재가자가 종단과 출가자를 걱정해 바로잡고자 나선 것이 현재 자승 종권의 현실”이라며 “이런 형편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책임이 승려들에게 있음을 인식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어쩌다가 출가자가 재가자의 걱정을 끼치는 처지가 됐냐”며 “참회의 뜻으로 굶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적까지 당한 힘없는 승려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선택뿐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승 총무원장이 들어선 이후 조계종의 적폐들이 만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계종의 적폐로 ▲은처의혹 ▲적광스님 집단 폭행사건 ▲마곡사 돈 선거 논란 ▲동국대 외압 사건 ▲언론탄압 사태 등을 거론했다.

또 명진스님은 “자승 종권의 불편부당한 행위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도정·영담·대안 스님 등 자신을(자승 총무원장)을 비판하는 승려들에게는 가혹한 징계를 하고, 자신의 측근들인 탱화 절도범, 은처승 본사 주지, 혼인증명서 나온 승려, 간통 혐의자, 폭행 주범 승려 등은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진스님은 “자승 종권 이전에 이렇게 종단이 부패하고 망가진 적은 없었다”며 “불교신도의 300만 명 감소가 자승 종권의 적폐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명진스님은 이날부터 자승 총무원장 퇴진과 적폐청산이 해결될 때까지 서울 우정총국 앞마당에서 단식과 묵언 수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후 우정국 앞에 천막을 설치하던 명진스님 측과 이를 불허하는 경찰과의 마찰이 한차례 일어나기도 했다. 

▲ 조계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한 명진스님이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우정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과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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