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을 판매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수원=뉴시스】"살충제 사태로 이틀 판매를 중단했다가 지금은 오히려 매출이 올랐어요."

19일 경기 용인시에서 친환경 유정란 농가를 운영하는 박진용씨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건넨 말이다.

산란계 1만 마리를 사육하며 친환경 유정란을 생산하는 박씨는 지난 16일 오후 4시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살충제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다.

판정을 받기 위해 15일 오전께 수거한 계란 30개를 검사한 결과 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검사가 이뤄진 15~16일에는 계란을 한 개도 판매하지 못했지만, 17일부터 오히려 바빠졌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사이버장터 등 인터넷 판매 사이트, 입소문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지면서 주문량도 급증해서다.

살충제 사태 이전 하루 평균 3000~4000개를 판매하던 박씨의 농장은 판매 적합 판정을 받은 뒤 첫날 판매를 통해 150여판(4500개)을 소비자들에게 보냈다.

박씨는 "애초 이번주부터는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고 농장 자체 판매만 하기로 했는데, 때마침 살충제 계란 사태도 발생해 걱정이 컸다"며 "하지만 살충제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뒤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 다행이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15~16일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살충제 조사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놨고, 검사 결과 증명서도 게재해놨다.

이런 박씨의 설명에 소비자들은 살충제 계란 사태에도 오히려 믿고 주문하게 된 것이다.

박씨는 "닭들을 풀어놓고 키우면서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았다"며 "친환경 무항생제 유정란을 사는 소비자의 믿음을 지켰던 것이 좋은 결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왕시 왕곡동에 위치한 또 다른 산란계 농가도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로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소비자들이 마트 등에 판매되는 계란을 믿지 못하고 직접 농가를 찾아와 사간다는 것이다.

1500여 마리를 사육하던 축사도 긴급하게 확장하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농장주는 단골손님, 인근 주민들에게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검사결과서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지난 16일부터 하루 생산량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

해당 농장의 업주는 "단골분들이 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을 믿지 않고 직접 농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방문 구매하는 소비자들 덕에 계란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친 계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이처럼 생산 농가에 소비자가 직접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도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 중인 경기사이버장터에서 판매 중인 계란 품목은 지난주에 비해 이번주 들어 판매가 재개된 뒤에도 판매량이 전혀 늘지 않았다.

경기사이버장터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살충제 계란 걱정에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가에 직접 연락해 구매하고 있다"며 "경기사이버장터를 통한 판매는 줄었지만, 장터에 등록된 업체들은 직접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급이 쫓아가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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