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더블스타 매매가 인하 요구
우선매수청구권 부활 눈앞
8000억 안팎 자금마련 관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그룹 재건에 청신호가 켜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실적하락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 10% 안팎의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더블스타는 당초 9550억원(채권단 보유지분 42%) 규모의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기존대비 16.2% 정도 인하해달라고 채권단에게 요청했다. 이렇게 되면 금호타이어 인수가는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지난 3월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955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는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더블스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발표된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실적은 50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하면서 더블스타는 언제든 주식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더블스타는 매매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채권단에 가격인하를 요구했다.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에 따라 매각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경우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부활된다.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는 사실상 현재 체결한 SPA를 무효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 회장은 산업은행에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아 우선매수청구권으로 포기했었다.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되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변동된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인지 의사를 물어야 한다. 통지 이후 깎인 금액보다 1원이라도 더 많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된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권 문제로 채권단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선 결국 자금 마련이다. 박 회장은 보유 자금을 포함해 전략적 투자자(SI)·재무적 투자자(FI) 등을 유치해서 8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해야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르면 22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매각가 조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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