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는 개인 또는 집단의 행위나 가치가 가져온 결과를 두고 평가가 곧잘 이루어진다. 그 목적 내지 유용성을 치자면 행적(行蹟)에 대한 정확한 분석 평가로 잘된 점은 계속 유지·계승해 나가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개선·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는 바, 그 대표적인 사례가 여론조사 등이다. 지금도 언론사나 여론전문조사기관에서는 사회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행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 국가·사회 발전이나 국민생활 편익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기해 4개 언론기관에서 조사발표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장안의 화제가 됐고 국민관심사가 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83.9%, YTN 84.1%, 문화일보 83.8%, 한겨레 78.6% 등으로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평가에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러한 지지율 고공 행진에 힘입어 정부·여당에서는 강력한 개혁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얻었고, 야당에서는 야당끼리 공조가 더욱 절실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100일간의 국정 평가에서는 향후 대통령 임기동안 전개될 정책이 성공할 것인가, 또 국민과 얼마만큼 소통하면서 ‘좋은 정부’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 문 대통령의 100일간 국정운영에서 보인 여러 가지 행적들은 국민여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니 일단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동시 분석한 국정운영 능력, 즉 ‘여야 간 협치에 대한 입장’ 조사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긍정 평가 30%에 비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66.3%로 나타났으니 국민은 여야 협치를 바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가시적 성과를 설명하면서 정부 조각 인사를 “역대 정권을 통틀어서 가장 균형 인사, 탕평 인사, 통합적인 인사라고 국민들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에서 ‘인사 참사’로까지 지적해왔던 터에, 그 말을 두고 노무현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벌써부터 상당히 오만한 ‘끼’가 보인다”라고 말했으니 의미심장하다. 그 말의 깊은 뜻은 향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야당과의 협력에 달렸으니 여야 협치를 더욱 강화해 ‘더 좋은 정부’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여론이 아닐까.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