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월 결산국회를 끝내고 1일부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적잖은 공세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문재인 정부도 이렇다 할 준비도 없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정책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냈다. 국민을 감동시킨 정책도 적지 않지만 충분한 공론화 없이 설익은 정책도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이 정기국회에서 하나씩 도마에 오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드러내고, 개혁입법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집권당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할 수 있는 ‘액션 전략’이 무엇인지를 말해야 한다. 결국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협치’ 외에는 길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 여야 관계에서 형성된 협치의 수준은 어디까지일까. 자유한국당은 논외로 하더라도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끌어안을 수단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으로 개혁입법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에도 여론조사 운운하며 국민여론을 거론할 것인가.

야3당도 이번 정기국회가 매우 중요하다. 자유한국당은 강한 저항으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데 집중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박근혜 정부에서의 새누리당 이미지를 버리고 홍준표 대표 중심의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말보다 행동으로 제1야당다운 모습이어야 한다. 과연 자유한국당이 그런 내공을 갖추고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바른정당이 그 대안으로 급부상 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거론되는 두 정당의 통합 얘기는 바른정당의 가치와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국민의당이다. 마침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새 지도부로 모두 바뀌었다. 뭔가 새롭고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할 즈음에 정기국회가 시작된 셈이다. 안철수 대표체제가 안착하느냐의 여부도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판가름 날 것이다. 그리고 다당체제의 효과와 국민의당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상처를 낸 협치의 가능성도 국민의당에서 되살릴 수도 있는 일이다. 따라서 크고 작은 이슈에서 국민의당이 취할 포지셔닝이 매우 중요한 이유라 하겠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다당체제가 발휘하는 정치적 협상의 묘미와 집권당이 취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손을 잡을 때는 어느 쪽이든 먼저 뛰어가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정치력의 진수를 보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국민을 향한 ‘정치의 귀환’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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