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집행위원장 추천, 개막작 ‘올드마린보이’
박혜미 프로그래머, 시대의 경계 허문 다큐멘터리 추천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9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과 박혜미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10편의 작품을 미리 소개한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경기도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 파주시 메가박스 출판도시, 김포아트홀, 연천수레울아트홀 일대에서 열린다. 8일간 42개국 114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 조재현 위원장은 한국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신작과 한국사회의 아픈 기억인 세월호 참사, 그간 섣불리 다루기 어려웠던 한국 내 레드 콤플렉스를 다룬 작품을 주목한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일면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엄선했다.

▲ 올드마린보이
강원도 고성에서 머구리(잠수부)로 일하는 탈북 남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 온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남한 사회에서 그의 삶은 북한을 넘어오던 그 날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깊은 바닷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작업을 하는 수중 촬영 장면은 고향을 두고 떠나온 이방인이자, 가족을 지켜내야 하는 한 가장의 외롭고 고독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21일 오후 7시 캠프그리브스
23일 오후 4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26일 오후 1시 메가박스 백석 7관

▲ 카운터스
이일하 감독의 신작 ‘카운터스’로 3년 만에 DMZ국제다큐영화제를 찾는다. ‘헤이트 스피치를 목격한 야쿠자 다카하시가 야쿠자를 그만두고 혐오 데모를 저지하는 카운터스의 편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담아낸다. 한국 다큐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캐릭터와 재기발랄한 전개, 감각적인 편집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거운 시민운동이 아닌,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운동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23일 오후 7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25일 오후 2시 30분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1관

▲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
참사에서 가까스로 살아 나온 생존자, 희생자의 형제와 자매가 들려주는 유가족으로서의 삶,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던 민간 잠수사들의 아픔과 투쟁의 이야기를 통해 세월호 참사 후 3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추적한다.
22일 오후 3시 30분, 오후 6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24일 오후 1시 20분, 오후 3시 1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 앨리스 죽이기
종북 콘서트 논란에 휩싸인 신은미와 그녀를 다루는 언론에 주목한 김상규 감독의 ‘앨리스 죽이기’는 우리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분단의 역사와 상흔, 레드 콤플렉스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23일 오후 7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25일 오후 2시 30분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1관

▲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2011년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부터 이슬람세력이 다시 점령하는 등 전쟁과 폭격, 위협이 끊이지 않는 이라크 중심부의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노리 샤리프는 전쟁의 한 가운데서 자신의 삶과 일상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세계 최대의 다큐멘터리영화제인 ‘암스테르담국제다큐영화제(IDFA)’ 장편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22일 오후 8시 메가박스 백석 8관
24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1관

◆ 박혜미 프로그래머는 개인과 사회, 시대의 경계를 허문 다큐멘터리를 주목, ‘참여적 영화보기’란 색다른 영화감상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 반 고흐 인 차이나
‘짝퉁 유화’의 본고장 중국 남부 선전시 다펀 마을. 화공 8000여명이 해마다 모조품 유화를 600만장 이상 그리는 이곳에서 고흐의 그림을 위조하는 소작농 출신 화가의 꿈은 고흐의 나라 네덜란드에 가서 그가 그린 진품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모사품을 생산해내는 중국의 유화 시장과 그 안에서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으려 애쓰는 개인의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 작품은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탈바꿈해가는 중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22일 오후 6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6관
26일 오후 6시 메가박스 백석 2관

▲ 사랑해, 말 한 마디
모녀의 심리 상담 과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가까우면서도 먼 모녀 사이의 갈등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두 사람 사이의 회복을 찾아가는 모녀 관계 보고서다. 모녀 관계를 둘러싼 현실과 여성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이 영화는 갈등과 연민을 오가는 애증의 모녀관계를 끝내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이로 성장하고 싶은 모녀를 위한 추천작이다.
22일 오후 3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24일 오후 12시 30분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3관

▲ 자유를 향한 질주
달리겠다는 마음과 신발 한 켤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 ‘달리기’이건만, 불과 5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엘리트 남성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달리기가 모두의 것이 되기까지, 달릴 권리를 위해 싸웠던 투쟁과 여성 마라토너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22일 오후 2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6관
24일 오후 4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8관
27일 오후 4시 10분 메가박스 백석 7관

▲ 아다 콜라우의 시장선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시민들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PAH)'을 만들었던 풀뿌리 시민활동가 출신이었던 아다 콜라우가 어떻게 시장이 될 수 있었을까? 그녀를 시장으로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영화는 광장에서 이어진 정치의 변화가 일상으로 어떻게 옮겨올 수 있을지, 모두가 주체가 되는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지 탐구할 수 있는 좋은 참조사례다.
23일 오후 6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7관
28일 오후 5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6관

▲ 마리보 시위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적 실험을 통해 ‘혁명’과 ‘진보’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감독이 참여해 토론과 상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라이브 방식이다. 토론과 결정을 위한 간단한 소개가 있은 후, 영화의 소개 부분이 상영된다. 관객들은 몇 가지 포인트에서 결정을 내려, 각기 서로 다르게 갈라지는 스토리텔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각 포인트에서 저항·시위의 전략과 윤리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폭력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평화적으로 시위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 나감으로써 참여적 영화보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3일 오전 10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24일 오후 7시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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