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기장군 일광신도시 인근 한센인 마을에 다량의 석면슬레이트가 방치돼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부산도시공사 “현재로선 아무런 대책이 없어”
건설업체들 ‘모르쇠로 일관’

[천지일보 부산=김영일 기자] 부산의 신흥주거지인 일광신도시 인근에 다량의 석면 슬레이트가 방치된 한센인 거주 마을이 존재해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께 준공 예정인 일광신도시 주변 환경문제가 점점 여론화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대책 마련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사업추진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부산도시공사가 지난 2013년부터 일광면 이천리 일원에 주거용지 59만 7000㎡ 등 총 123만 7000㎡에 이르는 규모로 추진 중인 일광신도시는 2019년께 준공할 예정이며 주택 1만여 세대와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등이 함께 들어선다.

바로 이 일광신도시 인근에 1964~1968년에 지어진 다량의 석면 슬레이트가 방치된 한센인 거주 마을이 존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장군의 2013년 전수조사에 따르면 해당 마을에서 준공 허가가 난 7개의 건축물 중 6개의 지붕이 석면 슬레이트로 이뤄져 있으며 양은 250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허가된 건축물 외에 수십 채에 달하는 무허가 집들은 지붕이 대부분 석면 슬레이트로 형성돼 있어 그 양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게다가 이 마을에는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한센인 36명, 28세대가 대거 거주하고 있음에도 부산도시공사는 바로 인근에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정돈균 부산도시공사 전략사업본부장은 “사업 초기에 우려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2019년까지는 해당 지역에 민간업자가 나서서 사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정했다.

아파트 건설업체들도 비난에서 비켜서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석면슬레이트가 다량으로 존재하고 한센인이 거주하는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세대수의 아파트를 짓는 라인건설 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묵묵부답이며 대부분 건설업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입주 시점인 2019년께 주변 환경 심각성에 대해 입주민들이 인지하게 되면 거센 갈등이 표출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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