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학병원 로비 파업모습. (제공: 민주노총 울산본부)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정말 환자를 위한 간호사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연장근무,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환자들….”

울산대학병원 분회가 파업 6일차에 들어간 가운데 울산대학병원의 간호사라고 밝힌 글이 공감을 사고 있다. 간호사를 꿈꾸며 기쁨으로 울산대학병원에 입사해 행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의를 느끼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환자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연장근무로 밥도 제 시간에 먹지 못해 병까지 얻었다”며 “이제 병원장은 눈앞의 이익만 쫓는 방식을 버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울산대학병원 신관로비를 가득매운 조합원들은 필수유지업무 대상자를 제외한 조합원 674명 중 583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대학병원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파업 전 13일 최종 기본급 2.35%라는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에서 멈춘 상황이다. 이후 지난 14일과 17일, 18일 교섭이 열렸으나 사측은 실무만 고집하며 진전 없는 교섭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노조는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인력충원, 임금인상, 생명안전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환자편의 확대외 단체협약 갱신을 요구하며 지난 14일 오전 4시 30분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아래는 “나는 울산대학병원 간호사다”라고 밝힌 한 간호사의 글 전문.

▲ 울산대학병원 파업 중 한 간호사가 올린 글. (제공: 민주노총 울산본부) ⓒ천지일보(뉴스천지)

나는 울산대학병원 간호사다.

내가 꿈꾸는 간호사,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그런 간호사가 되리라 다짐하며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사했다.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가 축하해 주었고 나 또한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열정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정말 환자를 위한 간호사일까?

업무에 쫓겨 밥도 먹지 못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연장근무, 나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나 많은 환자들… 나는 간호를 하기 위해 왔는데 이곳에서 나는 내 앞의 환자들보다 일을 쳐내기 위한 기계가 되었다. 화장실을 제 때 가지 못해 방광염을 달고 살았다. 대부분의 간호사가 이렇게 몸과 마음이 아프다. 아픈 환자를 돌봐야 할 간호사가 아프다. 이건 아니다. 내가 바라던 간호사로서의 삶은 이게 아니였다.

병원장은 선택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을지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미래의 발전을 생각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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