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장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장
“北, 승산 없는 전면전 치르지 않을 것”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미 간에 전쟁은 절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장은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이나 핵능력으로는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도발할 수준이 못 된다”며 “만약 괌 주변지역 30~40km 공해에 ‘화성-12호’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쏠 경우, 4발 중 1발이라도 미국 영해에 떨어진다면 북한은 전쟁을 자초할 것”이라고 북미 간 전쟁 발발 논란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소장은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궁지에 몰리면 꼭 도발을 한다. 유엔(UN)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세졌는데 먹을 것도 없고 힘들어지면 국민이 불만을 표출한다. 이럴 때 국민을 규합하는 방법은 (북한이) 도발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로 미국에 대항해 핵전쟁을 감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쟁 발발설을 일축했다.

이 소장은 “현재 미국은 6800개, 북한은 20여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위력 면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걸음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미 전쟁은 1차적으로 북한 영토 내에서 일어날 것이 분명하고, 확전된다고 해도 한반도에 국한될 것”이라며 “북한의 기동력과 군수지원 능력으로 보아 전쟁 지속 능력은 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은 얼마든지 장기전 지속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 간 전쟁은 아예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3개월 정도 지나면, 북한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이는 결국 북미 간에 전쟁에 돌입할 준비가 다 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 소장은 “북미 간 전쟁은 김정은 자신의 죽음은 물론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의 폭파를 피할 길이 없다”면서 “이처럼 참혹한 전쟁의 결과를 알 텐데 과연 김정은은 모든 것을 잃더라도 승산이 없는 전면전을 치를 각오가 돼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도 전쟁을 하려면 사전 정지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자국민의 한반도 철수 없이는 결코 전쟁을 개시할 수 없다”며 “미국인 몇 만명을 서울에 남겨둔 채 미국 내 여론이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을 폭격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북미 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소장은 “고리, 월성, 영광, 울진 지역에 있는 20기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는 북한의 핵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이들 원자력발전소가 핵공격을 당할 경우, 우리나라 국토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으로 전락할 것이며, 주변국 중국과 일본도 대재앙의 소용돌이에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에서의 전쟁은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이 땅에서의 전쟁을 막아야 해요. 이미 동아시아는 일본, 한국, 호주로 연결되는 미국의 우방진영과 중국, 북한, 러시아로 연결되는 반(反) 미국 동맹세력으로 대치하고 있은 지 오래됐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이들 블록 간 치열한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커요.”

그는 “북미가 타협과 대화에 이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경제를 발전시키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날 우리 국민 모두 해야 할 소명”이라며 “남북과 미국, 중국의 4자 회담이든, 기존 6자 회담이든 대화의 장을 마련해 작금의 한반도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가 발을 뺐다”면서 “하지만 인도적 지원이나 러시아와의 공조 등은 일괄적으로 반대하거나 발을 빼서는 안 된다. 인도적 지원은 하고 정치적인 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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