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전역 부근 중앙시장 순대골목 풍경.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바뀌었지만 서민·영세상인의 삶은 똑같아”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40년만에 경기가 최악이래요. 새 정부가 ‘보여주기식’ 정치는 잘하는 것 같은데 우리 서민들의 삶은 여전하고 점점 힘들어지네요.”

추석을 맞아 3일 대전역 주변과 대전 동구 중동에 있는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추석을 하루 앞두고 한창 대목을 보고 있는 곳은 전통시장의 떡집과 전가게다. 좁은 통로를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시장을 보러온 시민들로 붐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하상가와 전통시장 가운데 옷, 속옷, 가방 등을 팔고 있는 영세상인들은 거의 울상이다.

▲ 추석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전역 부근 지하상가의 한산한 풍경.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전역 지하상가에서 ‘하니’ 속옷가게를 하는 아주머니(60대)는 “경기로 말하자면 40년만에 최악”이라면서 “정부가 바뀌었지만 서민들과 영세상인들은 늘 살기 힘들어요. 뭐, 갑자기 좋아질 수 없겠지만 기대하기도 어렵네요.”

‘별로 경기를 안 탄다’는 곳도 있다. 주로 상점이 크고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자리잡아 당골손님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소규모 영세상인들이 가장 어렵다.

중앙시장 입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고 있는 ‘월퍼스’ 장인성 대표는 “지난해 보다 경기가 좀 나아졌다”며 “추석 전이라 별로 손님은 없지만 연휴가 끝나면 손님들이 많이 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요즘 공임이 많이 올랐는데 갈수록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며 “호박이 그램 당 3만원, 산호도 올랐다. 나가지도 않으면서 값만 오르고 있다. 외국에서 값이 올라 국내가격과 안 맞는다”고 설명하기도 했지만 그의 표정은 별 걱정이 없는 듯 밝아보였다.

또 동구 중동의 제법 큰 ‘한미가방’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남현숙씨(50대)는 “20년째 한자리에서 가방가게 하다보니 당골이 많아 그럭저럭 괜챦고 경기는 큰 차이가 없는 편”이라면서 “하지만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부근의 ‘현대보석’ 가게를 운영하는 임만수씨(50대)는 “경기가 좋아져도 대기업과 큰 상점들만 대목도 보고 돈도 벌지, 우리같은 영세업자들은 아무 소용이 없고 늘 사는 게 팍팍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명절을 앞둔 독거노인들이 막걸리를 혼자 기울이며 외로움을 달래는 모습도 여기저기 보였다. 특히 돌봐주는 사람 없이 전철 승강장 바닥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이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 추석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전역 부근 전철 승강장 바닥에 엎드려있는 한 노인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추석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대전역 부근 중앙시장 골목에서 막걸리 등을 기울이며 외로움을 달래는 서민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3일 오후 비교적 대목을 보고있는 대전역 부근 중앙시장 전가게 풍경. ⓒ천지일보(뉴스천지)
▲ 대전 동구 중동에 있는 중앙전통시장 떡집에 추석 하루 전날인 3일 오후 손님이 많이 몰려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 대전 동구 중동 중앙전통시장 반찬가게에 추석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손님들이 김치와 반찬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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