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열린 통일부 주최 ‘평화로 2017’ 행사의 명사 강연에서의 현정화 감독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정화 감독
“분단국가서 우리 미래 불투명
스포츠분야서 통일 위해 노력”

송길영 부사장
“‘나만 잘살면돼’ 이기심 버리고
배려심 갖는게 통일 첫걸음”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으로 연일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일각에선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에선 ‘전쟁’을 말할 때 또 다른 한편에선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갈망이 한 뼘 더 자라게 되기 때문일까.

때마침 통일부 주최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 의식을 높이는 ‘평화로 2017’ 행사가 열렸다.

‘평화로, 통일로, 미래로’의 세 가지 주제로 국민들이 일상에서 평화와 통일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한반도 통일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명사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과 현정화 탁구 감독이 강연자로 나섰다.

현정화 감독은 26년 전 1991년 최초 남북 단일팀인 여자탁구 ‘코리아팀’ 때의 기억을 꺼냈다.

당시 일본에서 열린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한과 북한이 탁구단일팀으로 참가해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순간을 담은 짧은 영상이 흘러나왔다.

남한 대표 선수로 현정화, 북한 대표 선수로 이분희가 출전한 남북 단일팀. 여자 단체전에서 남북 단일팀은 세계 최강팀인 중국과 맞붙었다. 그 결과는 3대 2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중국을 꺾고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따냈다.

남한과 북한 관중석에선 모두가 뛸 듯이 기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장에는 아리랑 노래가 울려 퍼졌고 한반도 깃발이 맨 위에 걸렸다. 남북이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현정화 감독은 “남북이 단일팀을 만든다고 이길 수 있는 중국이 아니었다. 중국은 세계 랭킹 1, 2위를 하는 선수들이었다. 중국을 이기려고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 마음으로 했더니 정말 되더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 30일간 합숙하며 함께 훈련을 하면서 사상, 이념과 같은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 20대 청년들이 하는 평범한 이야기를 나눴다.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땀을 흘리면서 서로를 정말 진실되게 대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현 감독은 그때만 해도 계속해서 남북 단일팀이 만들어질 줄로만 생각했다. 그는 “당시 금메달을 땄을 때 어느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작은 통일을 이룬 것 같다.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제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스포츠 이벤트는 7000만의 남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는 큰 힘이 있다고 했다. 지금도 남북이 합치면 그런 힘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는 스포츠 분야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이에요. 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통일에 대해 간절함이 생기는 이유는 ‘아이들의 미래’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 감독은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이상 안전하지 않은 나라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불투명하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노력해야 한다. 정치, 교육, 문화예술, 경제 등 그 분야의 리더들이 나서서 북한과 소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지난 15일 열린 통일부 주최 ‘평화로 2017’ 행사의 명사 강연에서의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송길영 부사장도 통일에 대해 언급했다. 송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젊은 세대들은 통일에 대한 생각이 옅어지고 있다. 지금 나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국 사회를 진단했다.

꿈, 연애, 결혼, 주택 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하는 ‘N포세대’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를 말해주고 있다.

송 부사장은 “예전에는 오늘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았다.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안 통한다. 열심히 일해도 이미 집값은 6억원이 넘어 근로소득으로는 집을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뜨는 단어가 ‘여유’라고 했다. 어차피 안 되기 때문에 포기하고 순간을 즐긴다는 것이다. 여행에 대한 언급량도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지는 추세다. 이곳은 힘드니깐 그간 벌었던 돈을 투자해 잠깐이라도 해외여행을 나가서 숨을 쉬고 온다는 것.

또 요즘은 사람과 만나기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기 좋아한다면서 “모바일이 보편화되면서 전화 통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음식주문도 앱을 통해 하고 은행도 가지 않는다. 인터넷뱅킹으로 하면 되니깐…. 점점 사람들과 말을 섞는 것을 불편하게 느낀다”고 했다.

일례로 국내 한 화장품 매장의 경우, 왼쪽엔 ‘혼자볼게요’ 바구니와 오른쪽에는 ‘도움이 필요해요’ 바구니를 각각 배치하자, 사람들이 대부분 왼쪽 바구니를 들고 매장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이렇듯 사는 게 힘들다 보니 섞여 사는 사회가 부담스러운 사회가 됐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나만 잘 살면되지’라는 생각이 팽팽해지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는 해답은 ‘배려’에 있다고 강조했다.

배려가 없으면 결국은 다 같이 죽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생존의 문제다. 통일도 이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통일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으려면 배려해야 하고 모두가 다 나와 같은 인류라는 생각으로 애정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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