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오른쪽)와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 공동 주최 국민통합포럼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당대당 통합 방안 공식 제안
주호영 “당원 의견 알아볼 것”
현실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정우택 “통합, 쉽지 않을 것”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양당 간 통합 문제에 대한 내부 의견 수렴에 본격 착수하면서 중도정당 통합론이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양당제의 폐해를 비판해온 두 당이 중도정당 통합과 다당제 수호를 기치로 내걸고 내년 지방선거 전에 통합 움직임을 구체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두 정당 간 이념적, 지역적 토대 등 이질적인 면이 많아 당대당 통합 수준의 완전한 결합에 이르긴 어렵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양당 수뇌부와의 잇단 회동으로 통합 문제를 타진한 양당은 당내 의견 수렴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초쯤 의원총회를 열어 바른정당과의 연대 혹은 통합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바른정당 역시 내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당 통합 관련 국민의당 쪽에서 많은 의원들이 통합을 원한다고 해서 저희 바른정당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의원들 혹은 당원의 의견을 알아보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합 관련 의견수렴에선 양당 간 선거연대, 정책연대, 당대당 통합 등 모든 시나리오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합론에 먼저 불을 지핀 쪽은 국민의당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전날 주 권한대행을 만나 당대당 통합에 관한 제안을 했다. 양당 정치의 극단적 대결 구도를 해소하기 위해선 다당제를 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선 개혁 중도세력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표도 지난 주말 주 권한대행을 만나 통합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전에도 바른정당 내 ‘자강파’인 정운천 의원을 만나는 등 통합론 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바른정당에서도 통합 논의에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강파의 대표 격인 유승민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과거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한 안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면, 또 특정 지역에만 기대는 지역주의를 과감히 떨쳐내겠다고 하면 그런 분들과 통합 논의를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의 통합 논의는 양당이 처한 정치적 현실을 놓고 볼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두 당의 안보나 대북문제 등에서 이념적 성향이 다르고, 호남과 영남이 각각 정치적 기반인 만큼 통합 추진에 따른 지지층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두 당이 당대당 통합을 추진할 경우 국민의당 내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과 대규모 탈당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에서도 영남권 의원들이나,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이 쪼개져 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민주당에서 나온 파생정당이고, 바른정당은 독자적으로 만들었지만, 국민의 의식에선 새누리당에서 나간 사람들이 새 정당을 만든 것으로 기본적인 정체성이 다르다”며 “결론적으로는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는 제일 중요한 게 정체성”이라며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안 대표가 바른정당 자강파와 통합 논의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사전 사후에 해야 한다”며 “아니면 이것은 사당이나 독재적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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