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슐랭 레드 가이드 서울판’에 관해 질의하고 있는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위)과 답변하는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송기석, 미슐랭 레드가이드 서울판 오류 34곳 지적
정창수 “지적한 내용 중 오류 아닌 부분도 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문체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미슐랭 레드 가이드 서울판에 총 34곳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발간하는 미슐랭 가이드는 레드 시리즈와 그린 시리즈 두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문제 제기된 레드 시리즈는 레스토랑 정보를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등급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 평가서다. 음식의 맛·가격과 식당 분위기·서비스 등을 평가해, 뛰어난 식당에 별 한 개부터 세 개까지 부여한다.

송 의원에 따르면 한국 관광공사는 ‘미슐랭 레드 가이드 서울판’ 발간 지원금으로 미쉐린 측에 총 20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미슐랭 레드 가이드 발간 계약서’에 2015년 5월 계약 전 선입금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300만원)를 지급하고, 2016년부터 4년간 매년 30만 유로(한화 약 4억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 계약 마지막 해인 2020년에는 20만 유로(한화 약 2억 6600만원)를 지급하게 된다.

관광공사가 그동안 맺은 국내·외 출판물 관련 지출금액 중 광고비 명목으로 최저 25만원에서 최대 6000만원을 지급한 사례를 비춰봤을 때 미슐랭 레드 가이드 서울판에는 이례적인 금액을 지출한 것이다.

전례에 없는 큰 금액을 들여 만든 미슐랭 레드 가이드 서울판이지만, 수록된 내용에는 오역 4건, 표기오류 7건 등을 포함해 총 34건의 오류가 있다는 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송 의원은 “꽃게의 영문 표기는 'blue crab'인데 미슐랭에는 ‘flower crab이라고 표기돼 있고, 추어탕은 ‘loach soup’인데 ‘autumn mud fish soup’으로 오역돼 있다”고 말했다. 또 “‘미토’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미슐랭 레드 가이드 발간 전인 2016년 8월에 이미 폐점됐다”며 “20억을 들여 만들었지만 제대로 된 내용이 없다”고 격분했다.

이어 송 의원은 “한국 관광공사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미쉐린과 비밀유지 약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오류가 많은데 한식 세계화를 이뤘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은 “어느 나라도 미쉐린과의 광고계약 내역을 밝힌 곳은 없다”며 “비용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정 사장은 또한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미슐랭 레드 가이드에 오르고 있다. 서울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적하신 오류 내용 중 추어탕을 번역한 ‘autumn mud fish soup’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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