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식당에서 중국동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
중국동포에게 한국사·기초질서법 교육 진행
내국인 대상 중국문화 체험 프로그램 운영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얼마 전 영화 ‘청년경찰’에 묘사된 중국동포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영화 촬영지이자 중국동포가 밀집해 거주하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이 주목을 받았다. 일반 시민들은 대림동을 실제로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오해한 반면 중국동포들은 그간 쌓아온 좋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영화 상영 중단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무엇이 중국동포를 들고 일어나게 했는지 그간 중국동포들이 대한민국에서 겪어온 일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또 이들이 계획하는 것은 무엇인지 중국동포인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을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나는 조선족 자치주인 중국 연변에서 태어났다. 연변대학에서 한국사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에 유학을 오게 됐다. 한국에서 한국사 박사를 수료하고 또 다른 대학의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서 두 번째 박사과정을 밟았다.

5년 전부터는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역량강화, 시민의식 함양 등 정착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또 역사 교육도 진행했고 중국동포가 한국에서 지켜야 할 기초 질서나 관련법도 교육했다. 그 다음으로 했던 일은 경제 관련 아카데미를 많이 개설했다. 재한중국동포 창업아카데미를 열었고 그것을 계기로 해서 4년 전 ‘한중창업경영협회’를 만들었다.

- 중국동포 또는 조선족에 대한 일반 시민의 오해가 많다고 들었다. 어떤 오해인가.

먼저 조선족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 흔히 말해 중국동포를 조선족이라고 하지만 조선족은 한민족 혈통의 중국 국적자를 말한다. 다른 식으로 설명하면 중국에서 태어나 살던 조선족이 한국에 와서 한국 국적을 가지면 한 민족 혈통의 한국국적자이기 때문에 더 이상 조선족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하지만 중국동포라고 부르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한국 사람들은 한민족과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혼돈해 인식하곤 한다. 여기서부터 엄청난 오해가 발생한다.

- 영화 ‘청년경찰’에 대한 생각은.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모습은) 소수자 그룹에 대한 인권탄압이라고 본다. 또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일방적인 폭력이다.

대한민국에서 내국인 범죄율은 3.5%다. 외국인 범죄율은 1.6%다. 외국인 범죄율이 내국인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순위를 따져도 중국동포들은 8위다. 1위가 몽골, 2위가 미국, 3위가 캐나다, 4위가 우크라이나 등 순이다.

-중국동포들의 범죄가 많게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다.

인구가 많아서 그렇다. 전체 200만 외국인 중에 80만이 중국동포다. 상대적으로 양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범죄율은 낮다. 그 이유는 요즘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동포들의 트렌드가 바로 ‘정착’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도 그렇지만 동생네도 중국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한국에 정착했다. 우리 집을 포함해 대부분 5~10년 이상 거주하는데 생활기반과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동포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출입국 가중처벌을 받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적발로 2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면 200만원 벌금을 내는 것 외에 한국에서 강제 추방된다. 그 이후 5년 이상 한국 입국신청 자체가 안 된다.

다른 나라 사람은 몰라도 3대가 같이 살고 있는데 추방되면 안 되기 때문에 범법하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사는 것이다.

▲ 지난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제1회 대림동 한중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문화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중국동포들은 영화로 인해 좋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고 하는데 그 동안 중국동포들이 이뤄온 일이 궁금하다.

중국동포들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대림동 중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국인들이 프로그램에 오게 되면 전통악기 등 여러 가지 체험도 하고 서예 작품도 받고 음식도 푸짐하게 제공받는다.

또 하나는 스포츠 행사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도 열고 체험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정말 효과가 좋았다. 참석한 내국인 대부분이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돌아간다.

강의도 듣고 실제로 체험하고 보고 느끼고 하다 보니 자신이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부분이 잘못됐음을 느끼는 것 같았다. 행사에는 영등포 주민, 강남 주민, 양천구 주민 등 다양한 지역의 내국인이 참여했다.

- 중국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가.

한국 국적 취득의 문제가 있다. 우선 중국동포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자정책을 알아야 한다. ‘방문취업비자(H2비자)’는 전체 체류기간을 4년 10개월 준다. 한국의 국적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5년 이상 체류하게 되면 국적신청 자격이 된다.

중국동포들은 본인이 원하면 연장할 수 있는 추가 1개월이 있지만 이를 더해도 5년이 되지 못해 국정신청이 제한된다. 과거 재외동포비자를 점차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 중국동포들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대림동 문화거리 만들기 프로젝트다. 이는 문화 체험과 문화 공연·전시를 포함한다. 한중 미술 전시회, 한중 음식 문화 축제, 한중 노래자랑, 한중 민속놀이 축제 등 내국인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열고 있고 앞으로도 열 계획이다.

어느 사회든 주류사회는 소수사회에 관심이 적다. 소수자 그룹이 오히려 주류사회에 다가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대림동 중국동포타운 지역 활성화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경우 지자체에서 엄청나게 투자해 거대한 인프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곳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화교는 860여명 남짓밖엔 안 된다.

반면 대림동은 1·2·3동을 합하면 수만명이 살고 있다. 간판만 달지 않았지 대한민국에서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인 셈이다. 아직 이와 관련한 법도 예산도 없는 상황이지만 차근차근 이뤄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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