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복을 입은 한 시민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나라 밖 우리 그림, 제 모습 되찾다’ 展
美 미술관 한국 회화 3점 보존처리 후 전시
근현대시대, 상당수 조선회화 해외 반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미국 호놀룰루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그림 세 점이 국내에서 공개됐다.

15일 국립고궁박물관에 따르면, ‘나라 밖 그림, 제 모습을 되찾다’ 전시를 통해 공개된 작품은 ‘주돈이애련도(周敦頤愛蓮圖, 주돈이가 연꽃을 감상하는 그림)’와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사당의 제단을 그린 그림)’ ‘백동자도(百童子圖, 백명의 아이들을 그린 그림)’ 등 조선 시대회화 3점이다. 국외로 반출된 조선시대 그림 중에서는 그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수리과정에서 처음과 다른 모습으로 훼손되는 경우가 있다. 전시된 세 점의 그림은 원래의 전통적인 모습을 되찾은 것으로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 주돈이애련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공개된 조선시대 회화 3점

먼저 공개된 ‘주돈이애련도’는 1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그림은 중국 북송대 성리학자 주돈이(1017~1073)가 연꽃을 감상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주돈이는 주희에게 성리학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인물로 ‘애련설(愛蓮說)’이라는 글에서 연꽃을 군자의 꽃으로 칭송했다.

‘감모여재도’에서 ‘감모여재(感慕如在)’는 ‘조상님을 고마워하고 그리워하기를 마치 이곳에 조상님이 계신 것처럼 한다’는 뜻으로, 이 그림에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건물인 사당과 제수(祭需, 제사음식)가 놓인 제단(祭壇) 등이 묘사돼 있다. 이러한 그림은 조선 시대에 사당을 지을 형편이 못되거나 사당에서 제사를 지낼 상황이 되지 않을 때 일종의 임시 사당으로 사용됐다.

‘백동자도’는 천진무구한 수많은 아이가 뛰어 노는 모습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다남(多男), 부귀(富貴), 장수(長壽)와 같은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백동자도는 18세기 초부터 왕실 혼례에서 자주 사용됐으며, 이후 민간에서도 유행했다. 이 그림은 중국 당대의 유명한 장군인 곽자의(697~781년)의 행복한 삶을 그린 ‘곽분양행락도’의 요소가 결합돼 있어 비슷한 시기에 유행한 두 길상화의 주제를 한 그림에 그려 넣은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 감모여재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선시대 회화 특징

조선시대에는 기록문화가 발달하고 미술품 감상 취미가 유행했다. 이에 따라 회화의 수요가 증가했다.

그 수준 또한 크게 발전했다. 조선왕실의 회화 제작을 주관했던 도화서가 이러한 발전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사대부가에서 일반 민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회화가 제작돼 지금까지 많은 수가 전하고 있다. 하지만 굴곡이 심한 근현대를 거치면서 상당수의 조선시대 회화가 외국에 반출됐다. 그중 일부는 국외의 기관에 그 면모가 알려지지 않은 채 보관돼 있다.

이와 관련, 공개된 세 점을 보관한 호놀룰루 미술관은 하와이 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박물관으로 소장품은 약 5만 여점이다. 이 중 2만 3천점 이상이 중국 등 아시아계 유물이다. 한국 관련 유물도 약 180여점이 포함돼 있는데, 대다수가 도자기이며 목조, 공예, 고려 불화와 조선시대 회화도 있다. 2001년에는 박물관 내에 ‘한국실’이 별도로 개설돼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여행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있다.

◆해외 소장 한국문화재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기관별 실태조사 내역’에 따르면, 미국 와이즈만미술관에는 한국문화재 360여점이 있으며 대부분이 에드워드 라이트(1931-1988)가 수집·기증한 한국 목가구다.

일본 와세다대학 아이즈야이치기념박물관에는 한국문화재 900여점이 보관돼 있다. 아이즈야이치기념박물관 한국문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본의 선구적 미술사학자이자 와세다대학 교수로 봉직했던 아이즈 야이치가 수집한 와전(瓦塼, 기와 및 전돌) 700여점이다. 그는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손상이 있는 유물도 수집했는데, 실제로도 기와 대다수가 파편 상태이다.

미국 클레어몬트대학도서관에는 120여종 800여 책의 한국고문헌 및 탁본 등이 소장돼 있다. 이 자료는 당시 한국과 중국, 러시아에서 연합통신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프레더릭 맥코믹(1870~1951)이 수집했다.

중국 푸단대학도서관에는 65종 424책의 한국 전적이 소장돼 있다. 조선 후기 금속활자 간행본이 대다수를 이루며, 특히 영조 연간의 어제서(御題書: 임금이 지은 시)가 다수 소장돼 있다. 소장 도서에는 조선 사대부의 장서인과 중국의 유명 장서가들의 장서인이 골고루 남아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