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논에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 때 솟구쳐 오른 물이 고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일부 전문가 ‘액상화 현상’
기상청 “액상화 판단 일러”
“19일부터 시추조사 시작”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후 ‘지반 액상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상청이 실태조사에 나선다.

18일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관계자는 진원지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역 논에 지진 때 솟구쳐 오른 물이 고이면서 지반이 물렁물렁해지는 현상에 대해 “액상화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직접 땅을 시추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기상청이 지반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시추 작업을 벌이는 것은 최초다. 지반 액상화란 강한 지진으로 지반이 흔들리면서 땅이 지하수와 섞여 물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매립지나 하천 유역 등 모래가 많은 연약 지반에서 발생하기 쉽다. 액상화가 일어나면 흔히 지하수가 땅 위로 분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인 북구 흥해읍 용천리 논에 지진 때 솟구쳐 오른 모래가 쌓이고 물이 고이자 일부 학자와 언론은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진 관련 주무기관인 기상청은 판단을 유보했다. 기존에도 지진 발생으로 압력을 받은 지하수가 논밭 위로 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액상화가 맞다면 국내 최초 사례가 되겠지만 이번 현상이 액상화가 맞는지를 두고는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기상청에서도 이를 액상화로 판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오전 시추 팀이 현장에 들어가 현황을 파악하고 땅밑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추 조사를 통한 지반 액상화 결과 여부는 한두달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거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이나 고베 대지진(1995년) 당시 지반 액상화 현상으로 인해 도로가 물 위에 떠 있는 듯 흔들리고 지하수가 지면 위로 분출되는 등 대규모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 액상화 현장은 지진 이후 대규모 지반 침하와 건물 붕괴 같은 2차 피해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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