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지사 한경호 권한대행이 24일 취임한지 100일 즈음, 도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뉴스천지)

“도지사와 서부부지사 역할까지 1인 3역, 동분서주”
더민주·한국당·정의당과 정책협의회 도정 사상 ‘처음’
경남지사 한경호 대행 ‘도민에게 사랑받는 도정 추진’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도지사와 서부부지사가 없는 상황에서 1인 3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 권한대행이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협치, 그리고 현장. 그는 8월 17일자로 부임한 후 24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경남지사 한경호 권한대행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소외계층 배려, 공직자의 일하는 분위기 조성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STX 조선해양의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위해 산업은행을 방문하거나, 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한 노력 등에서 보이듯이 현안대응 능력도 뛰어났다.

여야 3당과 정책협의회 도정 사상 ‘처음’

한 대행이 취임 후 민선 도지사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발전전략이나 내년도 국비 예산확보에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새 정부의 국정과제나 지역공약,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에서 경남도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 대행은 내년도 국고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안 편성부터 국회 심사까지 단계별로 체계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정의당 여야 3당과 각각 당정협의회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도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결과 정부안에 전년 대비 3531억원이 늘어난 4조 5980억원이 반영됐고, 국회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정부안보다 2207억원을 증액시키는 성과를 거둬, 국회 심의가 남아 있지만, 역대 최대의 성과다. 곧 국정과제와 지역공약과 관련해 대책을 잘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 지난 9월 말 경남도를 방문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도 국정과제와 지역공약의 이행과제 발굴, 추진태세에서 경남도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한 바 있다.

경남도는 9개 국정과제, 지역공약 실행에 민관의 힘을 모으고 도민의 수요 반영을 위해 10개 분야 153명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에 이행과제 발굴과 실행에 노력하고 있다.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의 조속한 승인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 MRO 사업자 지정, 남부내륙철도의 조속한 착공, 김해신공항 소음대책 마련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을 만나 STX가 경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설득해 STX조선해양이 RG 발급을 받는데도 이바지했다.

또 성동조선 정상화 방안을 위해 성동조선 경영진과 함께 노력하는 등 현안대처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과제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 정부 공모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신청한 5곳이 모두 서면심사를 통과했다.

도민에게 사랑받는 도정 추진

한 대행은 “내년도 예산은 도민참여, 지역갈등 해소와 도민화합,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배려라는 3대 기조를 중심에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내년도는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하고 234억원을 편성. 지난해보다 2.6배 늘어난 예산이다.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는 도 의회, 도 교육청과 합의를 이룬 내용이다. 창원시와의 갈등요인이기도 했던 마산야구장 신축예산 100억원을, 복지예산으로 2조 9613억원을, 사상 처음 복지예산이 도 전체 예산의 40%를 초과,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채 발행 등 빚을 한 푼도 내지 않고 편성한 예산이다.

올해 홀로 어르신에게 빨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를 전 시군으로 확대하고, 여성과 보육, 출산, 아동, 다문화, 청소년 등 정책대상별로 필요한 정책을 논의할 ‘도민 행복위원회’를 연내 구성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다. 도청 종합민원실에는 일자리종합센터와 함께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해 구인·구직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안내했다. 또 ‘노사민정 간담회’를 개최해 노동·경제·학계와 함께 일자리사업을 발굴하는 등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며 성장’이라는 신념을 정책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

직원 조회 ‘소통의 날’로 바꿔
한 대행은 관행을 탈피하고 내부역량을 강화해 도청을 ‘일하는 도정’으로 바꿔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우선, 실·국장 책임제를 강화, 근무성적평정과 전보, 승진 등 인사와 관련해서는 실·국장들이 공개토론으로 결정하는 등 객관적인 인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실무자들로 구성된 조직문화혁신 TF를 통해 변혁 과제를 발굴하고 조직운영에 반영하도록 했다. 딱딱하기만 했던 직원 조회는 문화가 있는 ‘소통의 날’로 운영하도록 해 서로를 격려하는 직원 중심의 행사로 자리 잡았다.

매주 열리는 간부 회의는 토론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해 실·국장들과 협의해 결론을 내리는 정책 조정회의로 운영하고, 경남발전연구원이 간부 회의에 참여해 새로운 정책과제를 제안, 토론을 통해 실제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회의문화도 개선했다.

매월 1회 열리는 확대간부회의에는 매회 5명의 도민참관단이 참여해 도민이 도정에 대해 보라는 것을 자유롭게 제안, 도청 노조위원장도 참석해 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부들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게 했다.

도정의 이모저모

그는 살충제 계란 파동 속에 계란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방문해 위로하고, 계란 소비촉진에 나서는 한편 재난형 가축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한 동물방역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또한, 가뭄과 낙동강 녹조 발생 현장, 고수온 피해 현장, STX 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 전통시장 등을 방문해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도정에 반영했다.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혁신 작업도 가속화를 통해 지방공기업과 출자 출연기관의 내부혁신, 윤리경영을 위해 기관별 경역혁신 계획을 수립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공기관 인력 채용 방안을 마련했다. 경남발전연구원은 정책연구기관으로, 경남테크노파크는 기술혁신 거점기관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조정했다. 한 대행은 ‘체육 웅도 경남’을 위한 노력과 지원으로 경남FC 1부 리그 승격, 전국체전 17년 연속 상위권 차지 등의 성과를 거둬 도민의 자긍심을 높였다.

한경호 대행의 도정 향후 운영계획
한 대행은 앞으로 도의 현안 과제에 대한 성과와 문화관광 자원 확충, 자치분권 기능 강화, 도민안전 보장 등에 행정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항공 MRO 사업자 지정과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은 올해 안에 완료하고,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위한 민자 적격성 조사 통과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남을 동북아 문화관광중심지로 만들어 가는 데도 힘을 쏟게 된다. 가야문화와 불교 문화자산 외에도 남명 조식 사상 재조명을 통해 경남의 우수한 가치유산도 경남만의 문화 콘텐츠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연간 800만명 수준인 관광객 증대를 위해 2020년에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어 가겠다는 포부다.

특히, 내년 헌법 개정 등을 염두에 두고 자치분권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경남이 선도적으로 자치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한 ‘자치분권자문단’을 기반으로 향후 지방분권포럼, 지방분권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자치분권 아젠다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분권형 헌법개정’에 대비해 나갈 것이다.

도민안전 분야도 더욱 강화한다. 특히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민관합동 지진대책 TF 구성과 전문가 초청 좌담회, 지진재해 예산 확대 편성 등을 통해 경상남도 지진재해 종합대책을 신속히 수립한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공직자가 노력해주고 의회에서 협조해 준 덕분에, 일하는 도정의 기틀을 잡았다”며 “도민과 소통이 강화되고 대통령 공약 이행과제 발굴, 국고예산 확보, 소외계층 배려 등 성과도 있었다”고 지난 100일간의 도정을 회상했다.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과정에서 내부소통에 다소 미흡하고 공직자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내부소통에 더 노력해서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공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도청 구성원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민의 애환에 한 걸음 더 다가가면 도민이 도정을 평가해 주실 것이다”라며 빈틈없는 업무추진과 현장행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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